쌍용 이어 성신양회도 시멘트 가격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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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14.3% 인상 통보쌍용C&E에 이어 성신양회가 두 번째로 시멘트 가격 인상에 나섰다.
쌍용, 성신 1분기 적자
"전기료 인상 때문 불가피"
4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지난 2일 레미콘사를 대상으로 발송한 공문에서 7월부터 t당 10만5000원인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12만원으로 14.3%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앞서 업계 1위인 쌍용C&E도 다음달부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4800원에서 11만9600원으로 14.1% 인상을 예고했다. 두 회사는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냈다. 쌍용C&E는 17억3000만원, 성신양회는 49억3만원의 적자를 냈다. 1분기에 흑자를 낸 한일·아세아·삼표시멘트 등은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은 없지만 분위기에 따라 인상 여부를 저울질할 가능성이 있다.
시멘트 회사들의 가격 인상은 2021년 6월부터 시작해 최근 2년간 네 번째다. 2021년에는 5%가량 인상했으나 지난해에는 2월과 9월 두 차례 가격을 올렸다. 인상 폭도 각각 18%, 14%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2021년 6월 t당 7만5000원이던 시멘트 값은 현재 10만5000원 선으로 약 40% 뛰었다. 이번에 다시 가격을 12만원 수준으로 올리면 2년 새 60% 급등하는 셈이다.
지난해 시멘트업계의 가격 인상 이유는 유연탄 가격 및 환율 인상이었다. 올해는 정부의 전기료 인상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시멘트 제조 시 연료로 사용되는 유연탄값은 안정세로 접어들었지만, 전기요금 인상 때문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그러나 당장 시멘트를 공급받아야 하는 레미콘사들은 이런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일단 시멘트업계가 제조원가의 40%를 차지한다고 했던 유연탄 가격이 최근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이 주로 수입하는 호주 뉴캐슬탄(6000㎉ 기준) 가격은 지난 상반기 t당 약 345달러, 최고 400달러에 육박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150∼160달러 선으로 50∼60%가량 하락해 2021년 7월 이후 최저다.
시멘트 가격 인상 시 이를 건설사에 납품하는 레미콘 가격에 전가해야 하는데, 이 경우 레미콘사와 건설사와 마찰이 불가피하다.지난해 레미콘사들은 건설사와의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자 주요 건설현장에 레미콘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공기 지연 등 건설현장에서의 공사 차질이 빚어졌다.
이르면 이달 내 시멘트 7개사 모두 가격 인상에 나설 태세여서 지난해 건설업계를 괴롭혔던 레미콘 파업과 공사 차질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