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1위 내줄 판"…'절대 강자' 카카오톡의 위기

"절대강자" 카톡 1위 자리 '흔들'
유튜브, 턱밑까지 쫓아왔다

네이버 점유율도 하락
구글 상승세로 격차 좁혀져
사진=한경DB
국내에서 사세를 확장하는 글로벌 빅테크 영향으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국민 포털' 네이버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5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의 카톡 월간 실사용자 수(MAU)는 4145만8675명으로 1위를 기록했지만, 2위인 구글의 유튜브(4095만1188명)와 격차는 50만7487명에 불과했다.MAU는 한 달에 최소 1차례 서비스를 쓴 사람 수다. 카톡이 지난 2020년 5월 모바일인덱스가 스마트폰 양대 운영 체제인 안드로이드와 iOS를 통합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3년간 국내에서 수성해온 플랫폼 MAU 1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간 새로운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카톡과 유튜브 모두 MAU가 줄긴 했지만, 카톡 사용자의 이탈 속도는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두 플랫폼의 MAU 격차는 2020년 298만7225명, 2021년 227만2538명, 2022년 153만494명에 이어 올해 50만여명으로 줄어 역대 최소에 이르렀다.

두 플랫폼의 MAU 차이는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다. 12월 144만3000명에서 1월 125만7165명, 2월 119만6698명, 3월 84만1176명, 4월 79만6053명에 이어 지난 달 50만7487명으로 격차가 계속 줄어들었다.
사진=REUTERS
이런 감소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하반기 중에 유튜브가 카톡의 MAU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유튜브가 카톡을 제치고 1위에 오르면 외국 플랫폼이 처음으로 국내 월간 MAU 집계에서 국내 플랫폼을 앞서게 된다.

특히 유튜브는 월간 총사용 시간과 활성 기기 지표에서 이미 오래전 카톡을 앞지른 상태로, MAU에서도 카톡을 추월하면 삼관왕에 오른다. 지난 5월 기준 총사용 시간은 유튜브(15억2223만4643시간)가 카톡(5억3654만5507시간)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활성 기기 대수는 유튜브(4189만269대), 지메일(4186만5183대), 구글(4170만1132대), 크롬(4169만7819대), 구글 지도(4151만32대)에 이어 카톡(4036만6370대)과 네이버(3947만2560대) 순이었다.나아가 유튜브는 영상 플랫폼뿐 아니라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인 카카오의 멜론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2020년 5월 당시 멜론의 국내 MAU 점유율은 31.6%(1위)로, 유튜브(15.9%·3위)의 약 2배였다. 그러나 지난달 점유율은 1위인 멜론이 29.1%, 2위인 유튜브가 24.3%로 차이가 역대 최소인 4.8%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이는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영상·이미지 등 시각 정보가 풍부한 플랫폼을 선호하는 방식으로 소비가 급속히 변화한 결과로 보인다.
모바일 앱 시장뿐 아니라 웹 기반 검색엔진 시장도 그간 국내에서 절대 강자였던 네이버의 점유율이 구글의 거센 세력 확장에 지난 2월부터 60% 밑으로 내려앉으며 4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따. 국내 5000만 MAU 웹사이트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성된 인터넷 트렌드 통계에 따르면 웹 MAU 1위 네이버의 점유율은 지난 1월 64.5%에서 2월 59.6%, 3월 57.3%, 4월 55.9%, 5월 55.7%로 떨어졌다.반면 2위 구글의 점유율은 2월에 30.0%로 올라선 데 이어 3월 32.3%, 4월 34.0%, 5월 34.8%로 상승세다. 특히 지난달 MAU 순위에서 6위까지 상위권 중 3개 사가 구글 플랫폼인 대목이 눈에 띈다.

국내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정부와 국회의 규제도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 이들 기업은 최근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검색 화면과 앱을 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 환경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카톡의 오픈채팅을 별도의 탭으로 만들어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고,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도입하는 등 서비스를 개선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