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외국인노동자 6명 중 1명, 최저임금도 못 받아

임금 제대로 지급 안 하면 형사처벌…벌금도 3배로 강화
호주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6명 중 1명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호주 노동당 정부가 이민 노동자 착취를 막기 위한 강력한 규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개혁안에 따르면 노동자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비자 조건을 위반하도록 강요하는 고용주는 최대 징역 2년에 처해진다.

벌금도 종전 최대 16만5천 호주달러(약 1억4천만원)에서 최대 49만5천 호주달러(약 4억3천만원)로 대폭 늘렸다. 또 과거에 이민자를 착취한 적이 있는 고용주는 임시 비자 소지자를 고용하지 못하게 된다.

이민자들이 시간에 쫓겨 불리한 고용 계약을 체결하지 않도록 기존 고용주와의 고용 관계를 끝낸 후 새로운 고용주를 찾는 시간도 기존 90일에서 180일로 늘려주기로 했다.

이처럼 이민자 보호장치를 강화하는 것은 여전히 이민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주의 불법 노동 착취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호주의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그라탄 연구소에 따르면 이주민 노동자 6명 중 1명은 최저 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있었다.

또 이주 노동자는 동일한 기술과 경험을 가진 사람보다 임금을 40% 적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앤드루 자일스 호주 이민부 장관은 호주가 착취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주 노동자가 저임금을 받는 것은 결국 모든 사람의 임금을 낮추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개혁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높이며 잘못된 일을 하는 고용주들이 표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레어 오닐 내무장관도 이민자들에게 노동력을 의존하면서도 이들을 일상적으로 착취해 온 과거의 무관심은 이번 정부에서 종결될 것이라며 "호주에 오는 사람들이 착취당하거나 학대당하지 않도록 필요한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호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2년가량 국경을 봉쇄하면서 이민자 유입이 줄어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호주 정부는 올해 이민 노동자 한도를 종전 16만명에서 19만5천명으로 확대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