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시장에 뛰어든 한솔모두의봄 "온라인 특화로 가격 낮췄다"[최형창의 中企인사이드]

기성 인테리어는 동네 '무자료' 거래 비일비재
비대면 거래로 디자인, 견적부터 결제까지
"ZARA처럼 트렌디하고 합리적 가격 제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 강촌마을에 마련된 한솔모두의봄 모델하우스. 한솔모두의봄 제공
“인테리어 업계의 자라(ZARA)가 되겠습니다.”

5일 서울 마포구 한솔모두의봄(VHOM) 본사에서 만난 민재기 대표는 자사의 지향점을 글로벌패션 SPA(제조 직매형 의류)브랜드에 비유했다. 유행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취지에서다.한솔모두의봄은 지난해 3월 한솔그룹이 시작한 인테리어 관련 신사업이다. 지난해 10월 자재전문 계열사인 한솔홈데코에서 분사했다. 올 1월부터 한솔모두의봄이라는 이름을 걸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회사명은 가치 있는 집을 뜻하는 영어단어를 줄인 발음인 ‘브이홈(VHOM·Valuable Home)’과 따뜻하고 산뜻한 계절인 ‘봄’을 뜻하는 중의적 표현을 담았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강촌마을에 마련된 한솔모두의봄 모델하우스. 한솔모두의봄 제공
한솔모두의봄은 온라인상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고, 견적서를 받은 뒤 결제까지 가능한 국내 최초 서비스다. 민 대표는 “일부 대기업이 각 지역에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시장은 동네 자영업자들의 ‘무자료’ 거래가 비일비재하다”며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만을 줄이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바꿔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솔모두의봄은 대기업계열이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온라인 전용 고객 상담 체계를 구축했고, 대리점에서 일부 가져가던 수수료를 없앴기 때문이다. 민 대표는 “최근 10년간 트렌드를 살펴봤더니 화이트, 우드 계열 인테리어가 전체 82%를 차지했다”며 “가장 많이 찾는 스타일로 패키지를 구성한 덕분에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계약은 비대면으로 이뤄지지만, 시공은 본사가 직접 관리한다. 민 대표는 “정직원이 끝까지 책임지고 시공을 관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은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준공 3년 이상 된 아파트로 서비스를 한정하고 있다.
민재기 한솔모두의봄 대표가 5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인테리어 트렌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솔모두의봄 제공
민 대표는 다른 대기업 계열사에서 인테리어 전략기획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다가 2021년 한솔그룹에 합류했다. 대기업인 한솔그룹 계열사이지만 직원은 36명, 스타트업 느낌이 물씬 풍긴다. 민 대표는 “직함을 모두 없앴고, 수평적인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솔모두의봄은 지난달 경기도 고양시 일산 강촌마을 5단지에 체험형 모델하우스를 열었다. 기존 쇼룸이나 건설사 모델하우스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한솔모두의봄은 실제 아파트에 체험형 모델하우스를 세웠다. 그는 “아파트 커뮤니티 등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지난달 중순부터 실측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