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대회 끝나고 中企 챙기는 최태원·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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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소벤처기업부 직접 주관지난달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중소기업인대회’ 이후 참여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후속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대기업 총수들이 현장에서 받은 중소기업 대표 건의를 직접 챙기면서 중소기업계의 기대가 커졌다.
스타트업과 기업가형 소상공인도 참여
5일 중소기업계 등에 따르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 총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전통주 제조 중소기업의 ‘이마트24’ 입점 관련 문의에 관심을 보이면서 샘플을 보내달라고 호응했다.1945년에 출발해 3대째 전통주 제조를 이어온 맑은내일 박중협 대표는 “이마트24 편의점에 우리 회사의 건강음료와 건강식품 위주로 들어가고 있는데 새로 출시 예정인 증류식 소주도 판매하고 싶어서 중기인대회 현장에서 건의했다”며 “그러자 정 부회장이 ‘새로 나올 제품 샘플을 꼭 보내달라’면서 관계자를 연결시켜줬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달 내 샘플을 준비해 정 부회장에게 보낼 예정이다.
최태원 SK 회장도 중소기업인들과 가감없이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에서 브랜드 데이터 수집을 전문으로하는 스타트업 미스테리코의 고남길 대표는 중기인대회 시작 전부터 테이블에 앉아 최 회장과 약 3시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미스테리코가 현재 진행중인 플랫폼 사업을 소개하고, SK계열사 중 앱스토어인 SK원스토어와 협업을 준비중인 것도 전했다. 고 대표는 오는 7일 SK 측과 미팅이 예정돼 있다. 고 대표는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최 회장과 장시간 소통하면서 정신적으로 많은 응원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라 익명을 원한 중소기업 대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대화하면서 중소기업 스마트 공장 지원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격려를 받았다”고 전했다. 올해 중소기업인대회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처음으로 주관했다. 이에 기존 조합 위주 참여에서 스타트업과 기업가형 소상공인 등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이번 행사에서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 소상공인 중 한 곳이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신경을 기울였다. 대통령실과 중기부는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대기업 총수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 간 환담을 나눌 수 있도록 준비한 덕분에 소통의 장이 펼쳐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소기업 대표 입장에선 대기업 총수와의 대면이 흔치 않은 일이다.
이 장관은 행사를 마친 후 ‘함성(함께 성장)! 희망(HOPE) 플랫폼’을 열고 중소기업인대회에서의 상생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함성 프로젝트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소상공인, 벤처·스타트업 등 선배세대 기업이 미래세대와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교육, 기부, 멘토링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