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기 프리드라이프 대표 "여행과 결합·AI 추모…젊은 상조 선도할 것"

생전 모습 기록해 가상인간 구현
2030 가입자가 전체의 15% 달해
올 선수금 2兆…3년새 두 배
“상조가 필수산업이 된 시대입니다. 장례뿐 아니라 결혼, 노후 여행 등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애 전 이벤트를 모두 다루는 새로운 표준을 마련하겠습니다.”

지난 2일 만난 김만기 프리드라이프 대표(사진)는 “단순 상조뿐 아니라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0년 김 대표 취임 후 프리드라이프는 장례는 물론 웨딩, 여행, 홈 인테리어 등 생애 전 주기에 걸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김 대표는 “상조회사가 보험사와 다른 점은 서비스 자유도가 높다는 것”이라며 “선납입금을 전환해 어학연수나 크루즈 여행을 떠나도록 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와 관련, 프리드라이프는 올초 자회사 프리드투어를 합병했다. 엔데믹 후 여행 수요가 늘면서 프리드투어 크루즈 여행 문의가 부쩍 증가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죽음’을 다루지만 상조업계의 최대 화두는 ‘젊은 사람 끌어안기’다. 지난해 기준 프리드라이프의 2030세대 가입자 비중은 전체의 15% 수준이다. 이들과의 공감대를 넓혀 미래 가입자를 늘리겠단 취지다. 회사 로고도 젊은 세대 감성을 고려해 바꿨다.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을 도입하기도 했다. 현재 유지 고객은 총 200만 명 정도다. 김 대표는 “고객 빅데이터를 축적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추모 서비스도 시작했다. 생전에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촬영한 추모 대상자의 모습을 AI 딥러닝 기술을 거쳐 가상 인간으로 구현해내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새로운 애도 방법을 찾기 위한 시도였다”며 “남들과 발맞춰 가려고 늘 유행을 공부한다”고 했다.

상조업계에서 중시하는 ‘선수금’도 꾸준히 쌓이고 있다. 선수금은 계약자가 장례 등 미래에 생길 일에 대비하기 위해 상조회사에 미리 내는 돈이다. 지난 4월 말 업계 최초로 선수금 2조원을 달성했다. 2020년 선수금 1조원을 기록한 후 3년 만에 두 배가 됐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1787억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프리드라이프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선수금 1위, 그해 12월 말 기준 총자산 1위를 차지했다. 김 대표는 “선수금이 쌓여갈수록 사람들이 상조회사를 신뢰하고 인정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프리드라이프는 회사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자산운용 전문인력을 보강하고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를 구성했다. 제1금융권 지급 보증도 확대하고 있다.28년간 보험업계에 몸담은 김 대표는 동양생명 경영전략본부 본부장,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 전략기획담당 임원 등을 거쳤다. 보험사 경험을 살려 마케팅 조직을 신설하고 서비스 설계사를 늘렸다. 프리드라이프의 전국 사업점 수는 152개다. 3분의 1 이상은 김 대표 취임 후 생겨났다.

김 대표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1인 노인 가구가 급증하는 한국에서 상조는 필수 산업”이라며 “생애 전 주기 서비스를 확장하며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