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청 신설 약속 지킨 윤 대통령 "동포 보듬는 건 국가 책무"

750만 재외동포 보호·지원

격상 국가보훈부도 공식 출범
국방부서 이관한 서울현충원
美알링턴 묘지처럼 조성키로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인천 송도동 부영송도타워에서 열린 재외동포청 출범식에서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에게 현판을 전달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국가보훈부 승격’과 ‘재외동포청 설립’이 5일 결실을 거뒀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13개월여 만에 이뤄진 첫 정부 조직 개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천 송도동에서 열린 재외동포청 출범식에 참석해 “재외동포청은 높아진 우리나라 위상과 국격에 걸맞은 재외동포 전담기구”라며 “재외동포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재외동포와 모국 간 교류 협력을 촉진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윤 대통령은 이기철 초대 재외동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재외동포청 현판을 전달했다.재외동포청은 ‘1호 사업’으로 일본에 거주 중인 원폭 피해 동포들을 국내로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의 첫 외청으로 신설된 재외동포청은 750만 재외동포에 대한 보호·지원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본청은 인천 송도에, 통합민원실은 접근성을 고려해 서울 광화문에 두는 ‘이원체제’로 운영된다.

이 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차세대 동포들이 조국에 대한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도 신경을 많이 쓰겠다”고 밝혔다.이날 국가보훈부도 군사원호청으로 출발한 지 62년 만에 장관급 부처인 ‘부’로 격상돼 첫발을 내디뎠다. 초대 장관을 맡게 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참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박 장관은 취임사에서 “국가에 대한 자긍심과 공동체 의식은 날로 약화하고 이념·세대 간 갈등이 높은 때일수록 보훈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보훈이 과거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보상을 넘어 대한민국의 정신적 근간이자 지속 가능한 미래를 견인하는 핵심 가치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국립서울현충원을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와 같이 국민이 즐겨 찾는 자유 대한민국의 상징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현충원은 전국 12개 국립묘지 중 유일하게 국방부에서 관리·운영했으나 보훈부 출범과 함께 보훈부로 이관됐다. 또 서울 용산에는 미국 워싱턴DC를 상징하는 ‘내셔널 몰’과 같은 호국보훈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