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홍 사학연금 자금운용단장 "올 국내 채권투자 비중 34%까지 늘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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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조원 사학연금 자금 관리“좋은 투자처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더 중요합니다.”
중장기 자산배분 전략 수립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추구
올 8%대 수익 올리며 선방
장기적으로 해외대체 투자 확대
올 4천억 규모 운용 PEF 선정
이규홍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자금운용관리단장(CIO·57·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학연금 자금 운용의 핵심은 중장기 전략적 자산 배분 기준을 지키는 원칙 있는 투자”라며 이같이 말했다.이 CIO는 2019년 10월부터 24조6075억원(지난 4월 기준)에 달하는 자금을 굴리는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을 이끌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생명 증권사업부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이 CIO는 NH-아문디자산운용 자산운용부문 총괄과 아쎈다스자산운용 대표를 지냈다.
이 CIO는 3년 6개월간 자금운용관리단을 이끌며 자금 운용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그가 추구하는 방향은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투자다. 5년 단위로 중장기 자산 배분 계획을 세우고 이에 따라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이 CIO는 “과거에는 투자 요청이 왔을 때 좋은 투자처인지를 우선 검토했다면 지금은 우리의 중장기 자산 배분 계획에 맞는지를 먼저 본다”며 “목표 포트폴리오와 현재 포트폴리오를 비교하며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등 시스템적으로 자금 운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중장기 전략적 자산 배분 아래서도 상황에 따라 단기 전술적 자산 배분을 유동적으로 활용한다. 이 CIO는 “지난해 4분기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섰을 땐 재빨리 해외 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고 국내 채권을 늘렸다”며 “큰 틀에서 포트폴리오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자본시장의 시그널을 빨리 확인하고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CIO의 원칙을 지키는 투자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 CIO가 자금 운용 프로세스를 개선한 뒤 사학연금은 2020년 11.45%, 2021년엔 11.9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7.75%의 아쉬운 수익률을 냈지만 올해는 8.27%(4월 말 기준)의 수익률을 내며 선방하고 있다.
이 CIO의 올해 투자 포인트는 국내 채권 투자 비중 확대다. 그는 “2021년까진 저금리 기조 아래 채권 투자 비중을 축소하고,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를 늘렸지만 올해는 금리가 치솟은 만큼 국내 채권 투자에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했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29.6%인 국내 채권 투자 비중을 올해 34.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장기적으로는 해외 대체투자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투자 다변화를 통한 수익률 개선이 목표다. 현재 14.3%인 해외 대체투자 비중은 2027년까지 19.0%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학연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할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 CIO는 이번 운용사 선정의 키워드로 ‘밸류업’과 ‘저(低) 레버리지’를 꼽았다.
그는 “좋은 기업을 싸게 살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기 때문에 적정가에 사더라도 밸류업을 잘 할 수 있는 운용사가 필요하다”며 “고금리 시대인 만큼 과거 트랙 레코트를 살펴 상대적으로 레버리지를 적게 쓰면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굴린 운용사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차준호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