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에 쓰러진 60대 여성…우유배달하던 30대 가장이 구했다

심폐소생술로 살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업으로 우유 배달을 하던 30대 가장이 주거지 인근에 쓰러져 있던 60대 여성을 심폐소생술로 구한 사실이 전해졌다.

5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익산에 사는 강세현(36) 씨는 우유 배달 도중 한 60대 여성이 쓰러진 것을 발견했다.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여성을 살핀 강 씨는 위급 상황임을 직감하고 119에 신고했다. 강 씨가 여성에게 ‘괜찮으신지, 몇 층에 사시는지’ 등을 물으며 몸 상태를 살폈으나 쓰러진 여성은 조금 대답하는가 싶더니 순간 의식을 잃으며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강 씨는 여성을 바닥에 곧게 눕힌 뒤 휴대전화를 통해 119에 이런 상황을 전했고, 대원의 지시에 따라 침착하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다행히 그는 군대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운 적이 있었다.

이후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신고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 제세동기(심장충격기) 등을 이용해 응급처치했다. 여성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끝에 무사히 건강을 회복했다.강 씨는 기존에 작은 개인 사업을 하고 있으나, 최근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수입이 급감하자 퇴근 후 밤에 할 수 있는 부업을 찾아 우유 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우유 배달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이날은 강 씨가 새로운 일을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은 날이었다.

그는 “혼자 쓰러져 있는 이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당시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씨는 6년여 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함께 운동하던 지인이 화장실에서 쓰러져 있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결국 돌아가셨다. 그분은 원래 심장이 안 좋으셨지만, 심폐소생술을 잘 못 한 게 아니었나 하는 죄책감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다행”이라며 “소중한 가족을 위해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이웃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부연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