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태국 총선 돌풍 40대 총리후보 "변화의 결정적 순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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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 "군주제 등 체제개혁 지속 추진"
"30년 전 한국처럼 민주화·경제발전 희망"…韓과 협력 확대 의지 밝혀 지난달 태국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킨 진보정당 전진당(MFP)의 피타 림짜른랏(42)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태국이 변화할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4일 총선 승리 후 약 20일 만인 지난 4일 연합뉴스와 방콕에서 만난 피타 대표는 "이번이 정치적 혼란과 악순환에서 빠져나와 태국을 진정으로 바꿀 수 있는 한 번뿐인 기회"라며 여러 차례 '결정적 순간'(defining moment)이라고 말했다.
전진당은 이번 선거에서 20여년간 이어진 군부와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 간의 대결 구도를 무너뜨려 '역사적 승리, '정치적 지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진당은 군주제 개혁, 징병제 폐지, 동성결혼 허용 등 진보적인 공약을 내세워 젊은 층의 지지를 받았다. 돌풍을 이끈 개혁의 기수인 피타 대표는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겸비한 리더이자 빼어난 '스펙', 준수한 외모까지 갖춰 대중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젊은 패기와 국제적인 감각으로 태국 정치 판도를 바꾼 그를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피타 대표는 "태국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 군부 세력이 있지만, 이번 선거로 국민들은 태국 사회가 훨씬 더 진보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며 "국민들은 체제의 변화, 패러다임의 변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내 개인적 여정이 아니라 1990년대 초반 한국에서 일어난 것과 비슷한 구조적인 진전"이라며 한국과 같은 민주화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한국이 과거의 정치 질서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을 열면서 부흥한 것처럼, 20∼30년 늦었지만 올해는 태국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진당은 하원 500석 중 151석을 차지했다. 방콕에서는 33개 지역구 중 32곳을 휩쓸었다.
탁신계 프아타이당 등 야권 7개 정당과 연대해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 중이지만, 8월 초로 예상되는 총리 투표에서 피타 대표가 선출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태국에서 금기시돼온 군주제 개혁을 외치고, 오랜 세월 군이 개입해온 정치를 바꾸고 군 개혁에도 나서겠다는 그가 총리가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태국 총리 투표에는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 250명이 참여한다.
아직 전진당 측은 상·하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군부 진영에서 그가 보유한 미디어기업 지분을 문제 삼아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도 진행 중이다.
결과에 따라서는 의원·총리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
피타 대표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해 놓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며 위험을 최소화하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왕실모독죄로 불리는 형법 112조를 개정하려는 전진당의 움직임은 군부 진영은 물론 야권에서도 널리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군주제와 군을 비롯한 체제 개혁에 대한 변함 없는 소신을 밝혔다.
피타 대표는 "군주제, 표현의 자유를 지키면서 둘 사이의 균형을 찾는 새로운 합의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라고 왕실모독죄 개정을 계속 추진하겠다며 "의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타 대표는 태국 명문 탐마삿대에서 금융을 전공하고 미국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에서 공공정책학석사,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각각 받았다.
기업가로 일하다가 2019년 총선에서 전진당의 전신인 퓨처포워드당(FFP) 소속으로 당선되면서 정치에 뛰어든 그가 총리로 선출되면 1945년 40세에 총리가 된 세니 쁘라못 이후 태국 최연소 총리가 된다.
피타 대표는 한국과의 협력 확대에 대해서도 기대와 의지를 표했다.
그는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한국-아세안 연대구상'(KASI)과 관련해 협력하기를 희망한다"며 "이미 양국 국민들은 매우 가깝지만, 양국 정부·의회는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한국의 소프트파워 등에 대한 식견을 드러내며 경제적 교류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30년 전 한국처럼 민주화·경제발전 희망"…韓과 협력 확대 의지 밝혀 지난달 태국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킨 진보정당 전진당(MFP)의 피타 림짜른랏(42)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태국이 변화할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4일 총선 승리 후 약 20일 만인 지난 4일 연합뉴스와 방콕에서 만난 피타 대표는 "이번이 정치적 혼란과 악순환에서 빠져나와 태국을 진정으로 바꿀 수 있는 한 번뿐인 기회"라며 여러 차례 '결정적 순간'(defining moment)이라고 말했다.
전진당은 이번 선거에서 20여년간 이어진 군부와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 간의 대결 구도를 무너뜨려 '역사적 승리, '정치적 지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진당은 군주제 개혁, 징병제 폐지, 동성결혼 허용 등 진보적인 공약을 내세워 젊은 층의 지지를 받았다. 돌풍을 이끈 개혁의 기수인 피타 대표는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겸비한 리더이자 빼어난 '스펙', 준수한 외모까지 갖춰 대중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젊은 패기와 국제적인 감각으로 태국 정치 판도를 바꾼 그를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피타 대표는 "태국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 군부 세력이 있지만, 이번 선거로 국민들은 태국 사회가 훨씬 더 진보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며 "국민들은 체제의 변화, 패러다임의 변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내 개인적 여정이 아니라 1990년대 초반 한국에서 일어난 것과 비슷한 구조적인 진전"이라며 한국과 같은 민주화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한국이 과거의 정치 질서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을 열면서 부흥한 것처럼, 20∼30년 늦었지만 올해는 태국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진당은 하원 500석 중 151석을 차지했다. 방콕에서는 33개 지역구 중 32곳을 휩쓸었다.
탁신계 프아타이당 등 야권 7개 정당과 연대해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 중이지만, 8월 초로 예상되는 총리 투표에서 피타 대표가 선출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태국에서 금기시돼온 군주제 개혁을 외치고, 오랜 세월 군이 개입해온 정치를 바꾸고 군 개혁에도 나서겠다는 그가 총리가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태국 총리 투표에는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 250명이 참여한다.
아직 전진당 측은 상·하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군부 진영에서 그가 보유한 미디어기업 지분을 문제 삼아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도 진행 중이다.
결과에 따라서는 의원·총리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
피타 대표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해 놓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며 위험을 최소화하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왕실모독죄로 불리는 형법 112조를 개정하려는 전진당의 움직임은 군부 진영은 물론 야권에서도 널리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군주제와 군을 비롯한 체제 개혁에 대한 변함 없는 소신을 밝혔다.
피타 대표는 "군주제, 표현의 자유를 지키면서 둘 사이의 균형을 찾는 새로운 합의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라고 왕실모독죄 개정을 계속 추진하겠다며 "의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타 대표는 태국 명문 탐마삿대에서 금융을 전공하고 미국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에서 공공정책학석사,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각각 받았다.
기업가로 일하다가 2019년 총선에서 전진당의 전신인 퓨처포워드당(FFP) 소속으로 당선되면서 정치에 뛰어든 그가 총리로 선출되면 1945년 40세에 총리가 된 세니 쁘라못 이후 태국 최연소 총리가 된다.
피타 대표는 한국과의 협력 확대에 대해서도 기대와 의지를 표했다.
그는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한국-아세안 연대구상'(KASI)과 관련해 협력하기를 희망한다"며 "이미 양국 국민들은 매우 가깝지만, 양국 정부·의회는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한국의 소프트파워 등에 대한 식견을 드러내며 경제적 교류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