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붓 당기자 문이 스르르"…'간판 없는 치맥바' 연 교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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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에프앤비, 플래그십스토어 '교촌필방' 8일 개점8일 정식 개장을 앞둔 서울 이태원동 교촌치킨 플래그십 매장 '교촌필방'. 언뜻 봐서는 벽으로 보이는 공간이지만 문 옆에 걸린 대형 붓을 당기자 미닫이 문이 스르르 열렸다.
소스 바르는 붓 활용 인테리어
'스피크이지 치맥 바' 콘셉트
교촌치킨이 공간을 감춘 ‘스피크이지(speakeasy) 치맥(치킨+맥주) 바' 콘셉트로 MZ(밀레니얼+Z)세대 입맛 잡기에 나섰다.7일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은 1년여의 준비를 거쳐 오는 8일 서울 이태원동에 플래그십 매장 '교촌필방'을 연다.
교촌치킨은 교촌필방을 프리미엄 메뉴 테스트베드로 삼을 방침이다. 일식의 오마카세(맡김차림)처럼 셰프 추천 닭고기 요리로 구성된 '치마카세'(치킨+오마카세)도 선보인다.
매장명에는 브랜드의 차별화된 조리방식인 붓질과 제품철학을 반영, 붓을 만들어 파는 가게인 '필방'을 붙였다. 교촌치킨이 대표 메뉴의 소스를 붓으로 바르는 점, 필방이 과거 문화예술을 선도하는 창작자들의 구심점이자 예술활동의 바탕이 되는 좋은 재료를 발굴하고 연구하던 공간이란 점에서 착안했다는 설명.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정직한 재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식문화를 제안하겠다는 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경영철학과 교촌의 포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이태원역 인근에 자리잡은 교촌필방은 396㎡(120평) 규모로 '스피크이지 치맥 바'가 콘셉트다. MZ세대 사이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숨겨진 공간의 바를 뜻하는 '스피크이지 바'가 이색적 외식 트렌드로 각광받자 이를 전면 적용했다. 우선 눈에 띄는 간판을 달지 않았다. 잘 보이지 않는 출입구 옆에 걸린 대형 붓을 당기면 미닫이 방식 문이 열린다. 매장 내부 구성 역시 콘셉트에 충실하다. 소비자가 출입구로 들어서면 필방이란 이름에 맞게 붓이 가득 걸린 공간을 마주하지만 들어가 양쪽의 벽면 문을 열면 진짜 매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또한 매장 내부에서 한번 더 숨겨진 문을 열어야 셰프가 코스요리를 내주는 '치마카세' 전용 공간이 나타난다.매장 내부는 무형문화재 박경수 필장이 만든 붓을 배치하고, 옻칠로 마감한 한지로 벽지를 대신했다. 길이가 160cm에 달하는 대형 붓도 매장 내에 전시해 교촌치킨의 조리 방식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교촌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의 맥주병을 재활용해 구성한 미디어월과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크리에이터 라운지 ‘DJ 존’도 마련했다.교촌필방은 해당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로 메뉴판을 채웠다. 특히 특수부위를 포함해 12종으로 구성된 '치마카세'를 1인당 5만9000원에 선보인다. 또한 주문 예약을 받아 프랑스식 닭요리 '꼬꼬뱅'을 선보이고 사천식 닭볶음요리 ‘필방 궁보치킨’, 대표 메뉴 4종으로 구성한 '필방 시그니쳐 4종' 등과 다양한 프리미엄 사이드 메뉴를 판매한다. 주류 메뉴의 경우 문베어브루잉을 비롯한 수제맥주와 함께 지난해 설립한 막걸리 기업 '발효공방 1991'이 생산한 은하수 막걸리를 선보인다.교촌에프앤비는 이태원 입지를 살려 교촌필방을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상징적 매장으로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올해 1호점 시범 운영 후 내년에 점포 확대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진상범 교촌에프앤비 특수사업본부장은 "교촌치킨이 30~40대에 강력한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교촌필방을 통해 20대를 비롯한 더 넒은층의 고객을 확보하려 한다. 교촌 안에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소비자와 소통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