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 일깨워 준 '창업 DNA'…IT·바이오 기술로 무장한 아이디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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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한경·대전진흥원 '제9회 육군창업경진대회' 개최“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은 육군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입니다. 대회에 참가한 장병 중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전문가가 많이 배출되기를 기원합니다.”(고현석 육군참모차장)
55 대 1 경쟁률 뚫고 7개팀 수상
軍 도하작전 위험 줄여주는
수륙양용 정찰드론이 '대상'
육군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제9회 육군창업경진대회’ 시상식이 7일 대전 도룡동 ICC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385개 팀 중 7개 수상팀이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수중 정찰로 도하작전 위험 줄여”
올해 창업대회 본선에는 지난 2월 서류심사를 거쳐 49개 팀이 진출했다. 시상식에 참가한 7개 팀을 제외한 42개 팀은 ‘창의상(인사사령관상)’을 받았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지식서비스(17개 팀), 정보통신(7개 팀), 군 관련 응용기술(6개 팀), 의료 및 바이오(6개 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수상작이 나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최상범 충북창업보육센터협의회장은 “사업화가 가능한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는 사업 모델이 많았다”고 말했다.대상은 도하작전을 위한 ‘수륙양용 정찰드론’을 고안한 3기갑여단의 ‘번쩍’팀이 받았다. 육군은 도하작전을 하기 전 건널 수 있는 하천인지 확인하기 위해 인력을 직접 투입해 수중 지형을 정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안전사고 위험이 높고, 정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었다. 기갑수색중대 정비반에서 복무 중인 수상자들은 물 위에 착륙해 수중 지형을 파악할 수 있는 무인 드론을 개발했다. 번쩍 팀의 박상헌 상병은 “드론에 설치한 소나센서를 통해 파악한 수중 정보를 스마트폰에서 받을 수 있다”며 “정찰 시간도 10분 정도로 잠수부 정찰(50~70분)에 비해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역 후 창업 요람으로 자리잡아
군의관(정형외과 전문의) 두 명으로 구성된 ‘올쏘체어’팀은 허리 통증을 해결하기 위한 자세교정 보조의자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국인은 하루 약 7시간30분(보건복지부 통계)을 앉아 있는데, 바른 자세로 앉지 못해 만성 요통 및 신경병증성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60사단의 장안성 대위는 “허리 본래의 곡선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보조의자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축산물·수산물을 담는 플라스틱 식품 패드를 ‘종이 패드’로 대체한 ‘도도새’팀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팀이 개발한 종이 패드는 셀룰로오스를 사용해 미세 플라스틱이 나오지 않는다. 53사단의 신현우 중위는 “종이 패드를 토대로 플라스틱이 없는 친환경 마스크, 위생용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고 참모차장을 비롯해 백운교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장, 김근영 창업사관학교장, 이영석 창업진흥원 창업기반본부장과 수상자·가족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육군은 2019년부터 매년 두 차례 창업협력 전문기관들과 함께 창업경진대회를 열었다. 지금까지 육군창업대회 수상자가 전역 후 창업에 성공한 사례는 40개에 달한다.
대전=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