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황희 성균관대 교수 "공적 논의, 특정 목소리만 반영 땐 전체 이익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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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 300년 심포지엄“사회의 공적 논의가 특정 계급의 일방적 목소리만을 반영할 때 사회 전체의 이익은 훼손됩니다.
애덤 스미스는 다양한 이해관계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한 공정한 여론이 공익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봤습니다.”이황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애덤 스미스와 현대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스미스가 현재와 같은 민주주의 시대에 살았던 것은 아니다”면서도 “법과 통치의 원리를 탐구한 그의 연구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추론할 만한 대목이 많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스미스가 당대 지배적 상업 원리였던 중상주의가 나타난 원인으로 ‘편향된 계층의 이익이 의회를 통해 공익으로 둔갑한 점’을 꼽았다고 봤다. 상공업자들이 독점적 무역이 국가에 이익이라고 의회를 설득하는 데 성공하면서 자신들의 독점적 이익을 유지할 수 있는 입법이 나왔다는 것이다. 의회가 선거를 통해 민주적 방식으로 선출됐더라도 특정 계급을 대변하면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이 같은 횡포를 막기 위해 스미스는 공적 논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여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했다. 상공업자 계급과 의회의 일방적 주장을 공정한 여론 형성으로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스미스는 공정한 여론 형성을 위해서는 국가가 공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개별법 위에 있는 헌법을 우선하는 입헌주의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임일섭 한국산업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법체계를 보면 헌법에도 경제를 통제하는 조항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