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회생·파산 신청…대법 '전담팀'까지 꾸렸다

사건 신속처리 위해 현장 지원
서울·수원·부산 회생법원에
협의체 설치해 실무 공유키로
대법원이 급증한 도산사건 업무의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종합대책팀을 꾸리고 관련 인력을 대폭 강화한다. 코로나19 사태 후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가 지속되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개인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올해 4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회생·파산 등 도산사건이 작년 대비 24% 증가하는 등 관련 업무가 폭증하고 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최근 도산사건 업무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종합대책팀을 새롭게 꾸렸다고 7일 밝혔다. 박영재 법원행정처 차장(사법연수원 22기)이 팀장을 맡고, 팀원은 법원행정처 실·국 소속 심의관으로 구성했다. 1~4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도산사건은 총 6만761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다. 법인회생 사건은 같은 기간 47.3% 증가한 268건을 기록했다. 법인파산 사건은 55.4% 늘어난 460건, 개인회생 사건은 45.4% 증가한 3만9859건이 접수됐다.종합대책팀은 우선 전체 도산사건 유형의 59%를 차지하는 개인회생 사건의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회생위원(법원공무원 5급) 12명 등 도산사건 담당 직원을 증원하기로 했다. 오는 7월 정기인사에서 부산회생법원 등에 담당 직원을 우선 배치할 계획이다.

서울·수원·부산회생법원에는 ‘회생법원 협의체’를 신설했다. 올해 3월 개원한 수원·부산회생법원과 기존 서울회생법원이 실무 및 시행제도를 공유하고, 도산사건 급증 등 현안에 공동 대응한다. 서울·수원·부산회생법원은 3~4월 도산사건 모든 영역에서 접수 건수가 급증했다.

대법원은 회생·파산 신청을 앞둔 채무자가 서류 준비 과정에서 여러 관공서, 금융회사 등에서 겪는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도산사건 유관기관과 연계사업 및 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비용 부담으로 제때 개인도산 절차를 밟지 못하는 개인채무자를 위해 소송구조(경제적 약자의 소송비용을 지원하는 제도)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등 소송구조 활성화 방안도 마련한다.대법원 관계자는 “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도산사건 증가 추이 및 처리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며 “경제적 위기에 처한 국민이 신속·적정한 도산사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과 여건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