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삼바 실적 좋아진다는데…제약바이오株 '반등 키'는?

꿈틀대는 바이오…상승구간 언제 오나
관건은 '신약 시장 전망치' 확대
증권가 "임상 2상 데이터 확실한 텍들 주목"
사진=게티이미지
금리 인상기 직격탄을 맞았던 제약·바이오주의 반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내년 코스피 헬스케어 상위 5개 기업(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유한양행·SK바이오팜·한미약품)의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긴축 종료 시그널이 어느 정도 구체화하면 되살아날 수 있단 게 증권가 전망이다. 다만 업황 전반에 고루 온기가 퍼지기보단 신약 관련 매출 발생 가능성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7일까지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 82곳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지수는 7.4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16.96%)와 코스닥(29.65%) 상승률과 비교하면 부진했다. 종목별로는 셀트리온이 6.17%, 유한양행 6.12%, SK바이오팜 3.33%, 한미약품 2.35%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26% 하락했다. 바이오 업종은 지난해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금리 인상에 따른 타격이 유독 컸다. 금리 상승은 미래이익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바이오주와 같은 성장주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바이오주는 다른 업종에 비해 매출 발생까지 더 오래 걸리는 특성이 있어 할인율 부담이 더 커진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투자가 몰렸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은 데다 실적 부진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식은 점도 주가에 직격탄이 됐다.

여전히 신약에 대한 전망치가 뚜렷하지 않자 1분기에도 부침은 계속됐다. 올 1분기(1월 2일~3월 31일) KRX헬스케어지수는 2.17% 하락했다. 해당 기간 28개의 KRX 업종 지수 가운데 하위 3위였다. 그러다 2분기(4월 3일~6월 7일) 들어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 기간 수익률은 각각 9.87%로 코스피(5.6%)와 코스닥(3.92%) 상승률을 모두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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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신약 시장에 대한 전망치 확대가 상승 랠리의 서막이 될 것이란 게 증권가 분석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가 부진했던 건 신약 시장에 대한 전망치 성장이 없었고, 시장 전망치를 성장시킬 수 있는 후기 임상 데이터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10년간 바이오 비중이 확대된 총 3번의 대세 상승 구간에는 모두 신약 시장 전망치 확대가 동반됐다"며 "4차 상승의 조건 또한 신약 전망치 확대"라고 부연했다.박 연구원은 △항체약물접합체(ADC)에서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고형암 적응증 확대 △알츠하이머 공보험 적용 △동종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재발률 해결에 따른 종양 시장 내 세포치료제 기성품 출시 등 3가지 이벤트로 신약 전망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때는 바이오산업 자체가 호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임상 2상 관련 확실한 데이터가 나온 바이오텍들에서 지수가 올라가는 것 대비 상당히 많이 오르는 주식이 나올 거다. 주가 차별화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국의 시가총액 200조원 이상의 빅파마(대형제약사)도 인수합병(M&A) 업체 선정에 있어 보수적으로 변했다. 과거엔 원하는 기술 초기 단계 업체도 인수했다면, 요새는 기술 개발 정도가 많이 진척된 회사들 중심으로 M&A가 이뤄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때문에 주저앉은 만큼 긴축 종료에 대한 컨센서스(의견 합치) 윤곽이 잡히면 제약·바이오주의 반격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바이오 업계와 관련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 정도 금리가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주들은 6개월 선반영되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올 3분기부터 주가 움직임이 유의미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유한양행·SK바이오팜·한미약품 등 국내 상위 5개 업체의 통합 실적이 올해를 기점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 상승이 동반될 것이라는 얘기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24년 이들 5개 기업의 합산 매출은 13조5352억원, 영업이익 2조8627억원으로 추정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21% 증가한 수치다. 박 연구원은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며 "마진율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