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美보건부에 레켐비 가격인하 조치 촉구

1년 약가 약 3470만원
FDA, 내달 6일 정식승인 심사 결과 발표
에자이, 한국 품목허가 신청 완료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보건복지부(HHS)에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가격 인하를 위한 조치를 촉구했다. 레켐비의 높은 약가가 환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레켐비는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속승인을 받았다. 정식 승인의 심사 결과는 자문위원회 회의를 거쳐 내달 6일 발표될 예정이다.

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버니 샌더스 의원은 자비에르 베세라 HHS 장관에게 “레켐비의 1년 약가가 2만6500달러(약 3470만원)로 터무니 없이 높다”며 “약이 필요한 노인들이 치료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서한을 보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많이 발견되는 아밀로이드베타와 결합해 응집을 막는 항체 치료제다.

미국 공공보험을 운영하는 메디케어및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지난 1일 레켐비가 정식 승인을 받으면, 메디케어 가입자에 보험을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보건분야 비영리단체인 카이저가족재단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를 앓는 670만명 노인 중 10%가 레켐비를 복용한다면 메디케어는 178억달러(약 23조원)를 부담하게 된다. 이는 2021년 메디케어 파트B(외래 보장 공보험)가 전체 의약품에 지출한 금액의 절반에 가깝다고 했다. 샌더스 의원은 개발사인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가격 인하를 거부할 경우, HHS가 레켐비의 특허 독점(patent monopoly)을 무효화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또 CMS가 지불 금액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샌더스 의원은 “대부분의 메디케어 가입자들은 레켐비에 대한 연 5000달러 이상의 부담금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메디케어 가입자의 중간소득 3만달러의 6분의 1에 해당하므로 불공정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처방이 필요한 환자가 복용할 수 없다면 그 약은 효과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FDA, 자문위 앞두고 요약문서 공개…日 미즈호證 "긍정적"

FDA는 현재 레켐비의 정식 품목허가를 위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달 9일(현지시간) 열리는 자문위원회 회의 결과를 참고해 내달 6일까지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FDA는 자문위 회의를 앞두고 요약(브리핑) 문서를 발표했다. FDA는 자문위가 레켐비의 임상 결과가 알츠하이머 치료에 대한 임상적 이점을 검증하는지에 대해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요약 문서에서 투표를 요구하는 쟁점이 비교적 간단하다며 품목허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즈호증권의 살림 사이에드 연구원은 “레켐비에 대한 FDA 요약 문서는 바이오젠의 첫 알츠하이머 약인 아두헬름에 비해 매우 간결하다(super clean)”며 “바이오젠 문서는 130쪽이었지만 레켐비는 35쪽이며, 아두헬름에 대한 자문위 투표 항목은 4개였지만 레켐비는 1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에자이는 이날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초기 알츠하이머치료제로 레켐비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레켐비는 유럽 일본 중국에서도 품목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