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붕괴에 의정부 '발칵'…건물 아래층까지 '뻥'

의정부시, 상가 건물 일부 사용제한 명령

철거 동의·비용 문제로 방치돼
불법 구조·용도 변경 확인 나서
9층 건물의 에스컬레이터가 붕괴되면서 뻥 뚫린 상가 바닥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경기 의정부시 9층짜리 상가 건물에 있던 에스컬레이터가 붕괴하면서 아래층까지 뚫린 사고가 뒤늦게 알려졌다.

8일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시는 에스컬레이터가 붕괴하면서 아래층까지 뚫린 상가 건물에 대해 일부 사용 제한을 명령했다. 또한 안전 점검 과정에서 준공 당시 있던 일부 층 에스컬레이터가 철거된 것으로 파악돼 불법 구조·용도 변경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9시께 의정부동 제일시장 입구 지하 4층, 지상 9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5~6층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구조물이 4층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 지상 5층과 6층을 연결한 에스컬레이터 1조가 수직으로 무너지면서 아래층이 뚫린 것인데, 이후 4층 바닥마저 일부가 무너져 3층까지 잔해가 떨어졌다.

사고와 관련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무너진 에스컬레이터는 그동안 사용되지 않았으며, 4층과 6층은 비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건물에는 무도장과 사우나 등이 있어 낮 시간대 에스컬레이터가 붕괴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붕괴된 에스컬레이터 부근의 현재 모습. 연합뉴스
사고가 난 건물은 1998년 12월 준공됐다. 당시 지하 2층부터 지상 6층까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됐다. 이후 일부 점포가 업종을 변경했고, 이 과정에서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에 있던 에스컬레이터가 철거되고 각 층 사이 공간은 콘크리트 구조물로 막은 것으로 드러났다.이번에 사고 난 5∼6층 에스컬레이터는 철거 동의와 비용 문제로 방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에스컬레이터가 무너지면서 4층 바닥이 뚫렸고 3층까지 잔해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사고 뒤 대부분 매장은 영업을 중지했으나, 나머지 구역은 층별 제한 구역을 피해 계속 영업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구조 전문가 판단에 따라서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이 건물은 동대문 상가처럼 소유주만 534명에 달해 동의를 받으려면 정밀안전진단이 늦어질 수도 있다"며 "담당 부서가 안전진단을 의뢰한 뒤 건물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는 건물주에게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해 복구 방법을 찾도록 통보했다. 또한 에스컬레이터 철거 과정에서 불법 여부가 드러나면 고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