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해만 두 번 일냈다"…전세계 위협하는 전기차 굴기

상하이모터쇼에서 전기차 경쟁력 돋보여
1분기 자동차 수출 세계 1위 기록
정부 적극 지원하고, 자국 내 경쟁 치열
"중국이 올해 두 번이나 자동차 세계를 뒤흔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중국의 전기차 경쟁력을 집중 보도했다. 최근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중국 전기차의 기술력이 널리 알려진 데다 올 1분기 중국의 자동차 수출 규모가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와 수소차 등 신에너지 차가 중국의 자동차 수출을 이끈 것으로 분석되면서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WSJ은 중국 전기차 경쟁력의 요인을 크게 △산업 정책 △보호주의 △자국 내 경쟁 등으로 봤다. 우선 중국은 2009년부터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 차 구매자에게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고, 각 지방 정부는 버스와 택시 같은 대중교통 분야에서 신에너지 자동차를 우선 채택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2010년 BYD가 첫 전기차 버스를 중국 선전에서 선보였고, 2011년에는 CATL이 등장했다. 중국 정부는 신에너지 차 구매보조금을 2022년 말 폐지하긴 했지만 약 13년간 이어온 지원금으로 중국 자동차 기업은 빠른 속도로 전기차의 기술력과 규모를 성장시켰다.
WSJ은 외국 자동차 기업이 보조금을 받으려면 반드시 중국 기업이 만든 배터리를 장착시키도록 한 정책에도 주목했다. 전형적인 자국 기업 보호주의 정책이라는 분석이다. 이 영향으로 세계 1위 배터리업체인 CATL을 포함한 중국 배터리 기업 세계 점유율은 60%에 육박하고 있다.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중국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중국 현지 산업의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조건도 내세웠다. 이 덕분에 국영 광저우 자동차 그룹은 도요타 및 혼다와의 합작 투자 덕분에 전기차 업계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제조 노하우를 개발할 수 있었다.중국 내 전기차 브랜드 간 치열한 경쟁도 원동력이 됐다. 중국 전기차 기업 중에선 비야디가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EV 스타트업 '삼총사'인 웨이라이(니오), 샤오펑(엑스펑), 리샹(리오토)이 각각 연 1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한다. 이밖에 존 완성차 업체가 내놓은 전기차 브랜드인 란투, 왕양, 가오허, 촹웨이, 지후 등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시장은 한화 1000만원 미만의 경차부터 시작해 2000만원에서 3000만원대 전기차 제품이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WSJ은 "미국은 아이디어를 시장에 내놓으면 경쟁자가 나타나기까지 보통 몇 달 걸리지만 중국은 바로 몇시간 안에 수백 명의 경쟁자가 생긴다"는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 회장의 말을 인용해 중국 내 치열한 경쟁 상황을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