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된 자연주의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

조지 윈스턴.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 시각) 세상을 떠난 조지 윈스턴은 1980~1990년대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자연주의 피아니스트'다.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캐논 변주곡'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연주 음악으로 전세계인의 귀에 남았다.

그는 1949년 미국 미시간주에서 태어나 몬태나, 미시시피를 거쳐 플로리다에서 대학에 들어가 사회학을 공부하다 자퇴했다. 독학으로 피아노를 익혔고 기타, 하모니카 등의 악기를 다뤘다.1972년 첫 솔로 앨범 '발라드 앤 블루스'을 냈다. 1980년에는 ‘가을’과 1982년 ‘겨울에서 봄으로' 등 계절을 주제로 한 음반을 냈으며 이들 앨범은 각각 100만장 이상 판매됐다. 그는 평온하고 휴식을 주는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음악성·상업성을 동시에 잡으며 성장했다. 1982년 발매한 ‘디셈버(December)’는 300만장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디셈버는 국내에서도 100만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웬만한 대중가수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렸다. 1994년 ‘포레스트’로 자연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표했으며 이 앨범은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상인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플레인즈’(1999년)는 유년기를 보낸 몬타나 지역의 자연을 주제로 했으며 한국팬을 위해 ‘아리랑’을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하기도 했다.

그의 음악은 '뉴에이지' 장르로 구분됐지만 정작 본인은 이를 원하지 않았다. 그는 “나를 뉴에이지 범주에 넣지 말라”며 ‘전원 포크(rural folk) 피아니스트’로 불러달라고 했다. 조지 윈스턴의 인기는 이후 색소폰 연주자인 케니지 열풍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노래가 아닌 연주 음반이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것. 한국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그는 2009년 내한 공연을 앞두고 한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세계의 많은 나라들을 사랑하지만 그 중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깊은 정서'를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한국 사람들은 좀 더 깊은 감성을 가지고 있는 민족인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열한 차례 이상 한국을 찾아 관객과 만났다. 1998년 방한 당시 IMF 사태를 겪은 우리나라 국민을 위해 출연료 전액을 '실직자를 위한 기금'으로 쾌척하기도 했다.

윈스턴의 유족은 최근 조지 윈스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0년간 암과 투병해온 조지가 지난 4일 일요일 밤 고통 없이 영면에 들었다”고 알렸다. 유족들은 추모 글을 통해 “조지는 암 치료 중에도 새로운 음악을 작곡하고 녹음했으며 그의 열정에 충실했다”고 전했다. 윈스턴은 혈액암의 일종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을 진단받고 지난 2013년 골수 이식 수술을 받은 후 10여년간 투병해왔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