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살 하버브리지' 色다른 야경 뷰티풀…'폐항구 바랑가루' 이색 뮤지엄 원더풀

Cover Story

아트테크 기업 디스트릭스가 소개하는 '비비드 시드니'

교통 중심지 '서큘러 퀘이'
오페라하우스 한눈에
오래된 개척지구 '더 록스'
손으로 지은 벽돌 건물 보존

타롱가 '밤의 동물원' 변신
빛나는 동물 작품 반겨

청정 자연과 도시의 공존
어디서도 본적 없는
시드니만의 풍경 완성
호주의 ‘국민 화가’ 존 올슨을 추모하며 오페라하우스가 그의 작품으로 물들었다. /비비드 시드니 제공
호주는 청정 자연과 세련된 도시가 공존하는 나라다. 시드니에는 초기 개척자들이 지은 오래된 건물과 첨단 빌딩들이 서로를 마주 본다. 항구도시 특유의 역동성, 원주민과 이민자들이 창조해낸 문화유산, 해변의 느긋한 시간도 더해진다. 그렇게 ‘어디서 본듯하나,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그들만의 풍경이 완성된다. 시드니엔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많지만 오로지 겨울을 앞둔 5~6월, 약 1개월간 도시의 새로운 얼굴을 만날 수 있다. 2009년 시작된 빛의 축제 ‘비비드 시드니’에서다. 올해는 5월 26일 시작해 6월 17일까지 계속된다. 몰입형 미디어아트전시관 ‘아르떼뮤지엄’으로 잘 알려진 아트테크기업 디스트릭트가 비비드 시드니를 구석구석 소개한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앞 ‘폭포’와 코엑스 앞 ‘웨이브’로 잘 알려진 디스트릭트 팀은 미디어아트가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세계 빛의 축제를 해마다 찾는다.

빛으로 물드는 시드니의 밤

비비드 시드니의 축제 장소는 시드니 전체다.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선착장 근처인 서큘러퀘이와 더록스부터 도시재생 프로젝트 지역인 바랑가루 보존지역을 거쳐 호텔과 음식점이 즐비한 달링하버까지 걸을 수 있다. 중앙역과 굿즈라인, 타롱가동물원 등 여러 장소에 볼거리가 흩어져 있어 하루로는 부족하다.

서큘러퀘이는 페리, 버스, 전차 등이 교차하는 교통의 중심지다. 오페라하우스와 시드니 왕립식물원, 그리고 하버브리지에 둘러싸여 있다. 그 옆에 있는 더록스는 시드니에서 가장 오래된 지구다. 개척자들이 손으로 지은 벽돌 건물들이 여전히 남아 있고, 여러 펍과 카페 등이 들어서 있다. 이 두 지역엔 가장 많은 비비드 시드니 설치작품이 모여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랜드마크인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에 프로젝션되는 작업을 포함해 약 30개의 크고 작은 작업물을 만나볼 수 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페라하우스 작품은 월시베이에서 서큘러퀘이로 걸어가는 길을 포함한 다양한 스폿에서 볼 수 있다. 이 중 가장 특별한 경험은 바다에서 보는 것. 시드니 사람들의 대중교통인 페리 위에서도 볼 수 있고, 민간 크루즈를 타고도 감상할 수 있다. 배가 선착장에서 멀어지면서 반짝이는 도시의 전경이 한눈에 담기는데, 오페라하우스가 보이는 순간 사람들은 “뷰티풀”을 외치며 환호한다.

91세 하버브리지 야경과 월시베이

페리나 크루즈를 타면 오페라하우스와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시드니의 또 다른 랜드마크는 하버브리지다. 1932년 완공돼 올해 91번째 생일을 맞이한 이 다리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긴 아치교. 다리의 석조 기둥에 여러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프로젝션 매핑해 시시각각 여러 색의 조명으로 빛난다. 아치형 다리의 색이 바뀔 때마다 온 바다가 같은 빛깔로 물든다.

하버브리지 아래에 있는 월시베이는 1980년대 시드니시어터컴퍼니가 들어서며 월시베이 예술지구를 조성했다. 현재 시드니댄스컴퍼니, 호주 체임버오케스트라 등 9개 퍼포먼스아트회사가 모여 있다. 옛 부두 건물을 메리어트에서 리모델링해 호텔로 운영하는 피어원시드니하버도 이곳에 있다. 한때 부두로 사용되던 공간에서 숙박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밤의 월시베이는 영화 속 연인들이 쪽배를 타고 사랑의 도피를 하거나 혹은 어느 조직의 밀거래가 이뤄질 것 같은 분위기다. 이곳도 비비드 시드니 기간엔 오후 6시가 되면 빛의 마법이 펼쳐진다.

타롱가동물원

호주를 떠올리면 바로 연상되는 것이 코알라와 캥거루 그리고 대자연일 것이다. 시드니 중심지에서 바다 건너 북쪽에 있는 타롱가동물원에는 4000마리 이상의 동물이 살고 있다. 시드니에서 가장 많이 찾는 명소 중 하나이며 동물원에서 숙박할 수 있는 ‘로어&스노어’ 프로그램도 매년 운영한다.

비비드 시드니 기간에 대부분의 빛 설치 작품은 많은 공공장소에서 누구나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타롱가동물원은 예외적으로 입장료가 있다. 유료 관람인 만큼 평소 보지 못하는 동물원의 밤 풍경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어떤 도시를 여행하든 저녁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장소가 많지 않은데 이곳은 안전하게 아이들과 나들이를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서큘러퀘이 선착장에서 페리를 타고 타롱가동물원 선착장에 내리면 밤의 동물원으로 가는 사람들이 버스에 함께 오른다. 유쾌한 버스기사의 “타롱가동물원 도착했습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밤의 동물원이 펼쳐진다. 반딧불이들이 빛나듯 나무가 빛으로 반짝인다. 곳곳에 여러 동물이 숨어있어서 다음엔 어떤 동물들을 만날까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그 중 코알라는 나무를 꼭 안고서 가만히 앞을 응시하는 것이 낮에 보는 코알라의 모습과 정말 똑같다.

시드니=디스트릭트 이동훈 부사장·글로벌사업개발본부 차린 팀장·김슬기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