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연출가] '무용계 최강 티켓파워' 패션디자이너 정구호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요즘 국내에서 센 연출가를 한 명 꼽자면 정구호(61)다.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브랜드 ‘구호(KUHO)’의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패션 디자이너 출신이다.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했고 제일모직 전무와 휠라코리아 부사장, 서울패션위크 총감독 등을 거쳤다.

무용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안무가도 아닌데 정구호는 최근 연출하는 무용 작품마다 연이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달 25~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일무’는 총 4회 공연 중 3회가 매진됐고, 오는 7월엔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공연한다. 종묘제례악의 제례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무용수 54명의 이른바 ‘칼군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국립무용단의 대표 흥행작 ‘묵향’(2013년)과 ‘향연’(2015년)도 모두 정구호가 연출한 작품이다.정구호는 전통무용을 현대화하는 데 특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무용계에선 이른바 ‘정구호 스타일’이란 말까지 있다. 연출뿐 아니라 무대 의상 조명 소품 등 모든 분야에 관여하면서 한국무용에 현대적 감성과 세련미를 부여한다. 마찬가지로 그의 손을 거친 국립무용단의 ‘산조’도 이달 23~25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다시 공연할 예정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