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잘라버리겠다" 폭언…광주 남구지역자활센터장 '갑질 논란'

2년간 직원 30명 바뀌어
광주광역시 남구지역자활센터 센터장이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급 반납을 강요하고 막말을 일삼았다는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12명 정원의 이 센터에선 갑질을 견디지 못한 직원들이 퇴사를 연이어 최근 2년 동안 30여 명의 직원이 바뀌었다.

김병내 현 광주 남구청장과 같은 대학 동문으로 알려진 센터장 A씨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김 구청장의 재선을 돕기 위해 직원에게 당원 모집과 지지 문자 발송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지시를 내린 것도 확인됐다. 광주 남부경찰은 A씨의 성과급 반납 강요와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인지하고 곧 수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7일 한국경제 취재에 따르면 2021년 7월 광주 남구지역자활센터 센터장으로 취임한 A씨는 부임 직후부터 직원들을 “야~” “너” “‘당신네들” 등으로 호칭하며 반말과 폭언을 반복했다. 200여 명의 자활근로자가 지켜보는 앞에서도 직원에게 “다 잘라버려야 한다”고 말하거나 눈에 거슬리는 직원만 빼놓고 정보를 공유해 따돌리는 등 정신적 폭력을 가했다.

직원이 받은 성과급을 유용하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 A씨는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직원에게 지급된 성과급의 50%(100만원가량)를 또 다른 직원 개인 명의의 상조회 통장으로 되돌려 받았다. 분기마다 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도 20~30%가량 반납을 강요했다. 반납받은 성과급 등은 센터장 본인의 선물이나 남구청 명절 선물 구입 및 회식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게 퇴사한 센터 직원들의 주장이다.

팀장이던 B씨는 A씨의 지시를 받아 김 구청장의 선거 운동까지 나서야 했다. B씨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광주 남구청장 후보 경선 열흘 전인 같은 해 4월 11일 이후 센터장 A씨로부터 당원 모집과 함께 권리당원의 투표 여부를 확인하라는 업무 외 지시를 여러 차례 받았다. B씨는 지인을 중심으로 민주당 당원인지를 묻고 당원으로 확인되면 그때부터 관리에 들어갔다. B씨는 휴일에도 자신이 확보한 민주당 권리당원의 명단을 확인해야 했다. 경선 투표가 있던 21일엔 당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김 청장 지지를 부탁하고, 투표 참여 유도와 이를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 B씨는 “A씨가 김 청장 경선 승리를 위한 당원 모집을 강요하면서 ‘직원 누구도 알아선 안 된다’고 비밀 유지를 부탁했다”며 “김 청장이 경선에서 이긴 뒤엔 그가 지지를 밝힌 한 시의원 예비후보에 대해 지지를 부탁하는 연락도 돌려야 했다”고 말했다.

광주 남구청은 지난달 31일 남구자활센터를 대상으로 감사에 들어갔다. 남구자활센터 퇴사자들이 국민신문고에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민원을 올린 뒤 남구청의 특별 지도·점검이 있었지만 형식적이었다는 비판이 나오자 감사에 들어갔다.

A씨는 갑질 논란에 대해 “성과급 반납 강요와 막말을 일삼았다는 직원들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남구청의 감사를 성실히 받고 있으니 결과가 나오면 모두 소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지방자치단체 단위로 구성된 자활센터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의 자활을 돕기 위해 근로에 따른 생계보조금 등을 지급하는 기관이다. 광주 남구자활센터의 올해 예산은 국비 40억8000만원을 포함해 총 46억7000만원이다.
광주=임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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