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 "北 태도, 내년 총선이 변곡점"

베를린서 '한독 평화통일포럼'…"우크라 지원 서방과 보조 맞춰야"
"민주평통 자문위원 상당 부분 교체 불가피"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8일(현지시간) "북한 당국이 '담대한 구상'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내년 총선을 계기로 국회 구도가 달라질 경우 북한도 지금과 다른 태도를 보일 여지가 있다"면서 "내년 총선이 변곡점"이라고 내다봤다.
한독 평화통일포럼 참석차 독일 베를린을 방문 중인 석 사무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적어도 올해 안에는 북한이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작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석 사무처장은 한반도 문제에 독일이나 유럽연합(EU)의 관여를 확대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미국을 위시한 서방과는 거의 접촉 자체를 않고 있고, 대북 제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결정적 모멘텀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서방과 대화도 어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석 사무처장은 "한국이 위기가 아닌 때가 없었지만, 최근 1년 사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보면 언제 무슨 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열흘 전 서울서 새벽 경보로 놀란 것은 현실을 느끼게 해준 참 의미 있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둔감할 뿐 아니라 요즘 무슨 전쟁이냐고 그러는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수만 명이 죽어 나가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한국을 직접 공격할 가능성,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 그 후 한반도의 군사적 공백 등 한반도 정세는 엄연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 사무처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관련해 "한국 대통령은 직접적 무기 지원은 어렵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데, 미·일을 중심으로 서방 국가와 잘 보조를 맞춰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일 통일과 관련해서는 "독일도 오랫동안 민간의 교류와 협력이 바탕이 돼서 결국 통일이라는 결과에 왔고, 우리로서도 역대 정부에서 했던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대해서는 확고하게 북한에 요구하면서 해나가야 한다"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관해서는 "북한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전에는 국물도 없다고 해서는 답이 안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변화의 조짐이 있으면 우선 식량이나 기본적인 거라도 하자는 부분에 대해서 한국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을 설득할 수 있는 신뢰의 기반이 이번 한미·한일 정상회담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9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 1만6천명, 해외 4천명에 달하는 민주평통 자문위원을 처음 새로 위촉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 정부 시절의 통일 대북정책 코드에 맞게 구성된 측면이 적지 않아 균형을 잡기 위해 상당 부분 교체가 불가피하다"면서 "과거 전례를 보면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면 교체 비율이 50∼60%가량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자문위원들은 과학, 기술, 문화, 예술, 체육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포들을 위촉해 이들의 성과와 향후 활동들이 모여져 대한민국 국력이 국제사회에서 신장하게 되면 그것이 한반도의 안정을 가져오고 통일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와 협력과 도움을 끌어낼 수 있다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평통은 9일 독일 베를린 콘라드아데나워재단에서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한독협력'을 주제로 '한독 평화통일포럼'을 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