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인재 갖춘 韓 팹리스, 해외 도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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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 콘퍼런스“미국은 지난 20여 년간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느라 반도체 분야의 인재가 부족합니다. 반면 한국은 반도체에 대한 관심과 인력, 역량을 충분히 쌓아왔어요. 한국의 훌륭한 엔지니어들을 활용한다면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이지효 파두 대표 기조연설
"우수한 엔지니어, 경쟁력 갖춰"
팹리스(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파두의 이지효 대표(사진)는 9일 전북 전주 라한호텔에서 열린 ‘제8회 스타트업 생태계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거대한 골리앗 대신 다윗과 같은 혁신적 스타트업들에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2015년부터 매년 열리는 이 콘퍼런스는 창업자, 벤처캐피털(VC), 스타트업 지원기관 등 업계 주요 인사들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두고 대화하고 토론하는 자리다.파두는 한국의 첫 번째 팹리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다.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에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를 공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미국의 똑똑한 인재들은 구글 메타 같은 소프트웨어 회사에 입사했고, 반도체 같은 하드웨어 분야엔 관심이 없었다”며 “반면 한국에선 지속적으로 반도체 인재들을 양성해왔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 조성이 제조업체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에 우려도 표했다. 그는 “제조도 중요하지만 팹리스 역시 큰 글로벌 시장이 있고 한국은 충분히 잘 해낼 역량이 있다”며 “한국의 팹리스 스타트업들도 국내 시장만 노릴 게 아니라 글로벌에서 경쟁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인구, 기후, 도시 등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타트업의 역할을 둘러싼 논의도 오갔다. 액셀러레이터(AC)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이용관 대표는 “인구 감소 추세는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형성해 스타트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기후 관련 세계 각국의 보조금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전주=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