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 1만6000원' 이젠 못 사 먹겠다…평냉족 눈 돌린 곳
입력
수정
서울 시내 평양냉면 가격 1만6000원 내외"밖에서 웬만한 냉면 사 먹으면 2만원 가까이 들겠더라고요."
냉면 대체할 '막국수' '비빔면' 밀키트 줄줄이 출시
여름 대표음식인 냉면 한 그릇을 식당에서 사 먹으려면 1만원 훌쩍 넘게 들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가정 간편식(HMR)을 찾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도 이 같은 수요를 노리고 맛집 냉면, 메밀면 등의 제품을 내놨다.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지난 4월 서울 지역 냉면 1인분 가격은 평균 1만923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9000원에서 1년에 1000원가량씩 더 오른 셈이다. 메밀 등 원자재 가격 인상과 전기료, 냉방비 상승에 따른 결과다.
슴슴한 맛으로 마니아 층이 두터운 평양 냉면 가격은 더 비싸다. 서울 시내 유명 평양냉면 전문점들의 경우 마포구 소재 A식당은 1만5000원, 중구 B식당은 1만6000원에 형성됐다. 한 유명 평양냉면 가게는 올해 들어 냉면 값을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올렸다. 부담되는 가격의 냉면을 대체할 HMR 제품이 소비자들 관심을 끄는 이유다. 기존에 냉면으로 구성됐던 여름면 시장은 메밀면, 막국수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비빔면 시장 규모는 757억원에서 5년 만인 2020년 14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500억원 이상 규모로 추정된다. 비빔면에 이어 막국수 간편식 시장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약 50억원 규모로 커졌다.
올해 여름면 밀키트 신제품을 출시한 업체만 4곳이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은 지난달 열무국수 신제품을 출시했다. 냉장면 시장 1위 업체 풀무원은 사업 시작 이래 첫 냉면 밀키트 2종(물냉면, 회냉면)을 내놨다.
이외에도 대상㈜ 청정원은 전국 3대 냉면으로 꼽히는 진주냉면을 간편식으로 만든 비빔냉면을 지난달 선보였다. 간편식 냉면 시장 1위(닐슨 IQ 코리아 기준)로 조사된 CJ제일제당은 이달 4일 들기름 막국수, 동치미 비빔 막국수 등 신제품을 내놨다.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지난해보다 여름면 간편식 수요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식 제품으로 외식 전문점 메뉴를 보다 합리적 가격에 즐길 수 있어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면서도 "고물가 상황이 이어진다면 냉면을 비롯한 간편식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