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리, 게임 기반 첫 성인용 ADHD 디지털 치료제 출시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처방 없이 구입 가능
8~12세 소아를 위한 게임 기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디지털 치료제를 처음 시장에 내놓았던 아킬리인터랙티브가 성인용 제품을 출시했다. 성인을 위한 ADHD 디지털 치료제가 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8일(미국 시간) 아킬리는 18세 이상 성인 ADHD 치료용 게임 ‘엔데버OTC’를 개발해 출시했다고 밝혔다. 제품 이름으로 알 수 있듯 18세 이상 성인이라면 일반의약품(OTC)처럼 처방전 없이 구입해 이용할 수 있다. 엔데버OTC는 애플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고, 월 구독료는 10달러다.엔데버OTC는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 기간 동안 정신장애 치료 목적의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책에 따라 허가심사 없이 시장에 출시됐다. 아킬리는 엔데버OTC를 시장에 우선 출시했지만 추후 FDA의 정식 허가도 받는다는 계획이다.

아킬리는 성인 ADHD 환자 22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정식 승인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다기관 공개 임상으로 설계된 시험에서 참가 환자 중 83%의 증상이 개선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또 환자 중 36.6%는 치료 이후 정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아킬리 관계자는 “(ADHD 증상이 개선됨으로써) 참가자 중 73%가 제 시간에 작업을 완료하고, 여러 작업을 한 번에 관리하고 지갑이나 열쇠 같은 소지품을 잃어버리지 않는 등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성인용 제품의 출시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아킬리에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아킬리는 8~12세 소아 ADHD 환자를 위한 ‘엔데버RX’를 2020년 출시했다. 그러나 시장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매출이 2021년 50만달러에서 지난해 30만달러 수준까지 축소됐다. 2022년 순손실은 680만달러였다.

미국 보험사들이 엔데버RX를 보장 범위에 포함하지 않으면서 환자들과 의료진에게 외면받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엔데버RX의 한 달 이용 비용은 450달러다. 엔데버OTC는 한달 이용 요금이 10달러에 불과하고, 처방전이 필요 없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지 않겠냐는 기대도 나온다.

아킬리는 또 엔데버RX를 13~17세 ADHD 환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FDA에 허가를 신청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9일 14시 06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