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아니라 '미국차'예요 ㅜㅜ"…'한국' 뗀 GM의 속앓이 [최수진의 나우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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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최초 '더 하우스 오브 지엠' 열어"태생 자체가 다른 수입차랑 다르다 보니..."
"미국차 이미지 강화" 전략 일환
정정윤 GM(제너럴 모터스) 한국사업장 마케팅 부문 전무(CMO)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더 하우스 오브 지엠(GM)'에서 기자들에게 이러한 말을 전했다. 한국GM의 자동차가 국산차와 수입차 브랜드 사이에서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평가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나온 말이다.이날 윤명옥 GM 한국사업장 홍보 부문 전무도 "저희 정체성을 물어보면 국산차인지 수입차인지, 대우인지 GM인지 다들 혼란스러워한다. 과도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저희에게 필요한 것은 정체성이 확실히 자리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미국차"...국내 부정적 이미지 탈피 안간힘
한국GM의 출발은 2002년이다. 정확하게는 GM이 당시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GM대우'로 출발했다. '대우'라는 명칭을 완전히 뗀 건 2011년. 당시 GM대우는 이미지 변신을 꾀하며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고 사명도 한국GM으로 바꿨다.그런데도 한국GM은 GM대우 시절 씌워진 '국산' 이미지가 여전히 남았다. 더욱이 다른 수입차와 달리 창원과 부평에서 국내 주력 상품인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생산되면서 여전히 국산차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하지만 한국GM은 올해 '대우'란 명칭을 뗐던 당시와 버금가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에는 사명에서 '한국'을 떼는 일이다. 국산차 이미지를 벗고 미국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국산차인데 내수가 부진하다는 비판, 노조와의 갈등 등 '한국'GM에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수입차로서 입지를 다지면서 내실을 챙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래서 최근에는 사명을 한국GM이라고 부르지 않고, '한국'을 뗀 GM의 한국사업장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판매 전략도 글로벌하게 바꿨다. 한국GM은 올해부터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쉐보레 타호,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과 GMC 브랜드 차를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이번에 개관한 하우스 오브 지엠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하우스 오브 지엠은 GM 산하 브랜드인 쉐보레, GMC, 캐딜락을 한데 모은 최초의 홍보 공간이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GM의 브랜드를 한데 모아 홍보하는 곳이 없다. 그만큼 한국GM이 국산 차가 아닌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국내 이미지 변신을 절실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정 전무는 "다른 시장에서도 더 하우스 오브 지엠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며 "중국에는 '듀란길드'가 운영되고 있지만 명칭에도 'GM'을 숨기고 있듯이, 저희처럼 멀티 브랜드를 모두 포함하는 브랜드 하우스는 한국이 최초"라고 했다.
곳곳에 GM 헤리티지..."트렌디한 미국 브랜드로 거듭날 것"
지난 8일 방문한 더 하우스 오브 지엠은 곳곳에 GM의 상징들이 많았다. 더 하우스 오브 지엠의 입구에서 바라보면 건물 벽면에 아치형이 보인다. GM 창립자 윌리엄 듀란트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팩토리 원'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팩토리 원은 아치형 건물이라고 한다.1층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도 미국 차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된 1962년형 임팔라다. 서우탁 자동차 커스텀 디자이너는 이 차 안에 가장 미국적 상품인 '나이키' 운동화와 '야구' 배트를 넣어 미국차로서의 상징성을 더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벽면에는 120년 된 GM의 역사를 소개하는 디지털 액자가 걸려있다. GM이 이룬 최초의 기록, 역사 등이 수시로 화면을 바꿔가며 소개된다. 2층에 올라서면 GMC의 픽업트럭 시에라와 캐딜락의 에스컬레이드가 전시돼있다.
윤 전무는 "GM이라는 브랜드 자체에 대해 한국 고객들이 어떻게 느꼈으면 좋겠는지를 고민 많이 하고 있다"며 "더 하우스 오브 지엠이라는 이름처럼 쉐보레, GMC, 캐딜락 그 세 가지 브랜드 전체를 아우르는 상위 개념으로 GM이 인식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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