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줍' 무순위청약 경쟁률, 평균 100대 1로 치솟아

거주지역·보유주택 수 규제 완화에 청약자 몰려

정부의 청약 규제 완화로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서울의 한 모델하우스 모습. /한경DB

올해 들어 청약 규제 완화 등으로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100대 1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전국 아파트 1922가구에 19만2820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100.3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하반기(7∼12월) 평균 경쟁률(15.5대 1)에 비해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작년 하반기엔 전국 무순위 물량 7623가구 모집에 11만7932명이 신청했다. 작년 상반기 경쟁률(45.9대 1)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경쟁이 치열해졌다.

정부는 올해 3월부터 무순위 청약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거주 지역과 보유 주택 수에 상관 없이 국내에 거주하는 성인이라면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에서 1763가구 모집에 15만4000여명이 청약해 87.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비수도권은 159가구 무순위 청약 모집에 3만8000여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242.7대 1을 나타냈다.

올해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경기 평택·과천, 세종 등 분양가 상한제로 공급됐던 단지들을 중심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 1월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2(1-5생활권HO1블록)는 1가구 모집에 1만200명이 몰렸다.

지난달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경기 평택시 평택지제역자이(조감도) 무순위 4가구에는 5만7434명이 신청해 평균 1만435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거주지 제한 요건이 없고, 주택 소유와 상관 없이 지원할 수 있는 데다 2021년 당시 분양가로 공급됐다.

지난달 무순위 청약이 진행된 경기 과천시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도 1가구 모집에 3926명, 과천 르센토 데시앙도 1가구 모집에 4746명이 신청했다. 모두 3년 전 수준의 분양가로 수억원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단지였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청약 규제 완화로 무순위 청약을 전국적으로 신청할 수 있게 됐다"며 "분양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무순위 청약은 분양 당시 분양가로 공급돼 시세 차익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