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서 40일 버틴 아이들, 생존 비결은

아마존 정글에서 실종됐다 기적적으로 구조된 4남매가 그 혹독한 환경에서 어떻게 40일간 버텼는지 후일담이 전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4남매의 삼촌 피덴시오 발렌시아는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아이들은 (잔해 속에서) '파리냐'(farina)를 꺼냈고, 그걸 통해 살아남았다"고 밝혔다.파리냐는 아마존 지역에서 사용되는 곡물가루 카사바(cassava) 가루를 뜻한다. 카사바는 고구마처럼 생긴 뿌리 식물로, 탄수화물이 풍부한 작물로 알려져 있다.

아이들 삼촌에 따르면 파리냐가 다 떨어진 뒤 아이들은 씨앗을 먹기 시작했고, 이 역시 생존에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콜롬비아 가족복지연구소 아스트리드 카세레스는 당시 정글은 수확기로 과일을 따 먹기 어렵지 않은 환경이었다고 전했다.AFP 통신은 아이들이 아마존 지역의 원주민식 가정교육 덕에 어떤 씨앗과 뿌리, 식물을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한 사전지식을 갖출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4남매의 할머니 파티마 발렌시아는 특히 첫째 누나인 레슬리 무쿠투이(13)가 맏이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강조했다. 평소에도 엄마가 일을 나갈 때면 어린 남동생들을 돌봐왔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레슬리는) 동생들에게 곡물가루와 카사바 빵, 덤불 속의 과일을 가져다줬다"며 "그들은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고 했다.
다만 구조작전을 맡은 페드로 산체스 사령관은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발견 당시 아이들이 간신히 숨을 쉬거나 겨우 주변의 작은 과일을 따 먹을 수 있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반 벨라스케스 콜롬비아 국방부 장관에 따르면 아이들은 아직 음식물 섭취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점차 회복하고 있다. 또 조금씩 말을 하기 시작했고 그중 2명은 놀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아이들을 "생존의 모범"이라고 칭하며 4남매의 이야기가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레슬리 등 4남매는 지난달 1일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에서 경비행기 추락 사고를 당한 뒤 40일이 지난 이달 9일 무사히 구조됐다. 경비행기에 함께 탔던 아이들의 엄마와 조종사 등 성인 3명은 사고 15일째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