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공정 혁신 통해 2025년 글로벌 톱5 진입"
입력
수정
지면A15
최철곤 HD현대건설기계 사장“어떤 회사도 넘볼 수 없는 효율적인 생산체계를 통해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를 합쳐 2025년까지 글로벌 건설기계 분야에서 톱5에 진입하는 게 목표입니다.”
국내 경쟁사 모두 거친 베테랑
울산공장 대규모 투자로 효율화
"굴착기 등 연 1.5만대 생산 목표"
최철곤 HD현대건설기계 사장(사진)은 지난 9일 경기 성남 HD현대 글로벌연구개발센터(GRC)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굴착기 역사는 이제 반세기에 달하지만 국내 기업을 모두 합쳐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아직 9위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최 사장은 한국 건설기계 역사의 산증인이다. 공정 혁신을 이끈 선구자로도 통한다. 그는 부산기계공고를 졸업한 뒤 1977년 삼성중공업 1공장에 생산직으로 입사했다. 이후 볼보건설기계,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거쳤다.
그는 거치는 회사마다 ‘일일 결산제’ ‘공정 일정표’ ‘생산라인 합리화’ 등 아이디어를 냈다. 실제 생산성 증가로도 이어졌다. 그 덕분에 승진과 이직을 거듭했다. 볼보건설기계 재직 시절엔 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을 3개월에서 3주로 줄였다. 이를 기반으로 당시 회사의 유럽시장 점유율을 4%에서 14%까지 끌어올리며 업계에서 ‘스타’로 떠올랐다.최 사장의 공정 혁신을 눈여겨본 인물은 권오갑 HD현대 회장이었다. 권 회장의 요청으로 2021년 HD현대건설기계에 글로벌공장혁신실장(부사장)으로 입사했다. 그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권 회장이 최 사장에게 한 주문도 “생산 혁신을 주도해달라”는 것이었다.
최 사장은 HD현대건설기계로 자리를 옮긴 후 한 달 만에 울산공장에 20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그는 “울산공장에 가 보니 당시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공장보다 생산성이 낮았다”며 “그동안 한국의 주요 건설기계 회사에서 익히고 습득한 모든 생산 공정 혁신을 쏟아붓겠다고 임직원들과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 결실이 현재 공사 중인 울산캠퍼스다. 공장을 가동하면서 공사를 병행 중이다. 최 사장은 “내년 완공인 울산캠퍼스는 ‘건설기계 글로벌 톱5’로 도약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연 9000대인 굴착기와 휠로더 등의 생산 규모를 1만5000대까지 끌어올리고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생산 효율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최 사장은 요즘 울산에 ‘올인’하고 있다. 그는 “정주영 창업회장께서 울산에 조선소를 지을 때보다 지금은 훨씬 좋은 조건 아니냐”며 “사람, 기술, 자금 세 가지가 갖춰줬는데 못 할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최 사장은 공정 혁신을 우선으로 추진하는 이유로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해지는 한국 현실도 고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 현장이 있고, 고객이 있더라도 공장 인력이 부족해 사업이 어려워지는 시기가 올 텐데, 스마트팩토리보다 더 진화한 자동화 공정을 이뤄내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새로 만든 HD현대건설기계의 BI(브랜드 아이덴티티)인 ‘Comfort Intelligence’를 소개했다. 그는 “직원 및 고객 800여 명과의 인터뷰 및 설문에서 나온 회사 제품 이미지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였는데, 이를 탈피하기 위한 첫 시도”라고 말했다.
김재후/김형규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