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합격'이 목표였다는 최승빈 "꿈은 PGA 투어 진출"

"서울대 합격이 목표였는데…."
11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쳐 역전 우승한 최승빈은 고교 시절까지 정규 수업을 다 받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를 시작하면서 학업을 병행하는 조건을 내걸었던 부모님과 약속을 지키려고 그는 오후 4시까지는 학교 수업을 받고 오후 6시에야 연습을 시작했다. 연습 시간이 하루 3시간에 불과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습장에서 살다시피 하는 또래 골프 선수들과 달랐다.

그는 "짧지만 집중해서 연습했기에 연습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야 골프로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받자 최승빈은 "공부하면서도 골프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고교 시절에는 서울대 합격이 목표였다"며 웃었다.

서울대 진학은 이루지 못하고 성균관대에 특기생으로 진학한 최승빈은 골프도 유튜브 등을 통해 독학으로 배웠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겨울 베트남의 이시우 코치 캠프에 합류해 스윙 기술을 배울 때까지 개인적으로 전문 코치한테 지도받은 적이 없었다. 그는 "아버지가 골프 공부를 많이 하셔서 나를 가르쳤다"면서 "지금도 아버지와 가장 많은 대화 주제가 골프 기술"이라고 밝혔다.

최승빈의 부친은 평범한 아마추어 골퍼다.

그의 가장 큰 자산은 장타력이다. KPGA 코리안투어 장타 부문 2위(평균 322.02야드)에 오른 그는 "어릴 때부터 장타는 자신 있었다"고 말했다.

괴력의 장타자 정찬민과 자주 연습 라운드를 한다는 그는 "서로 힘껏 치면 찬민 형이 10∼15m 더 나간다"면서도 "장타력으로는 내가 코리안투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승빈은 지난 겨울 훈련 때 쇼트게임을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등 기술적인 향상이 이번 우승으로 열매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자주 OB 구역으로 날아가던 티샷도 안정되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향상보다는 마음을 바꿔 먹은 게 우승의 숨은 원동력이었다고 최승빈은 털어놨다.

"전에는 컷 통과가 목표였다.

컷 통과를 하고 나서야 목표를 더 올려잡곤 했다"는 최승빈은 "언제든 상위권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경기력이 올라왔다고 자신하고 있었는데 성적이 나지 않자 이번 대회는 아예 처음부터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최승빈은 이날 초반부터 동갑 친구 박준홍과 공동선두나 1타차 1, 2위를 주고받았다.

그는 "제주에서 어릴 때부터 같이 골프하던 친구"라면서 "먼저 1타차 선두로 끝내고 준홍이 경기를 지켜봤는데 함께 연장전에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한국오픈 우승자 김민규, 작년 신인왕 배용준 등 절친한 동갑 친구들이 먼저 프로 무대에서 성공한 게 "자극이 되고 동기 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을 이끈 빗자루처럼 긴 블룸스틱 퍼터 역시 배용준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권유한 덕분에 쥐게 됐다고 공개했다.

그는 "브룸스틱 퍼터를 처음 잡았을 때부터 이상하게 편했다"며 웃었다.

15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는 최승빈은 "다음 대회도 우승을 목표로 삼겠다"면서 "이번 시즌 대상도 욕심난다"고 말했다. 꿈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무대에서 뛰는 게 꿈이라는 최승빈은 "PGA 투어 진출을 준비하는데 5년 시드는 큰 밑천"이라면서 "3억원의 우승 상금은 곧 이사할 예정인데 좀 더 큰 집을 마련하는 데 보태겠다"며 기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