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타다금지법' 냈던 박홍근, 당 의원들에 12장짜리 친전 해명

"입법 취지 빠진 대법원 판단 아쉬워"
"'윤석열 검찰'의 기소로 '형사 처벌' 비화된 것"
박광온 겨냥 "지도부 일방적 반성문, 당혹스럽다"
뉴스1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20대 국회에서 자신이 입법을 주도한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으로 당내외 비판에 직면하자 12일 의원들에게 장문의 친전을 보내 해명했다. 박 의원은 특히 박광온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정치가 시대 변화를 못 따라갔다"고 반성문을 쓴 것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박 의원은 '오늘도 「모빌리티 혁신법」은 달리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A4용지 12장에 달하는 친전을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그는 "최근 타다 관련 대법원 판결 이후 당 안에서 느닷없이 반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며 "당시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해당 법률 개정에 앞장섰던 나로선 더 이상 침묵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2019년 해당 법안을 발의해, 2020년 본회의 통과까지 입법을 주도한 당사자다. 박 의원은 친전에서 당시 법 개정이 "사회적 대타협의 결과물이었으며, 모빌리티 혁신은 더 활발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2년여에 걸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사회적 대타협으로 일궈낸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을 촉진하는 입법을 하루아침에 부정하고 훼손하는 일은 온당치 않다"며 "민주당의 정체성 등을 고려하면 당 차원이나 의원들의 심층 토론을 통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대법원의 무죄 판결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당시 논란의 핵심은 타다가 합법이냐 불법이냐보다 택시 등 다른 모빌리티 업계와의 공정성 문제였다"며 "법원이 입법 취지를 제대로 판단하지 않은채 법령 문구만 협소하게 해석하고 인용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타다가 '관광산업 활성화'라는 법의 취지는 무시하고 입법 미비 사항을 이용해 사업을 폈다는 얘기다. 또 헌법재판소 역시 이런 취지를 고려해 "입법의 정당성에 손을 들어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타다가 사법적 판단을 받게 된 것에 대해선 '윤석열 검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 사안은 '정책적 판단 문제'로서 입법적으로 해소해야 할 일이었는데,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대검 라인이 정부·여당과 상의 없이 조급하게 기소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검찰의 무리한 기소 때문에 '형사 처벌 문제'로 비화됐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타다가 법률 개정으로 서비스를 전격 중단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면서도 "이후 모빌리티 혁신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예로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합작한 '우티', 7~9인승 '타다 넥스트'의 귀환 등을 꼽았다. 또 "플랫폼 운송사업에 파파모빌리티, 레인포컴퍼니, 코엑터스 등 3개 업체 420대가 운행 중이고, 플랫폼 가맹사업은 카카오, 우티 VCNC 등 계약대수 기준 4만9070대로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당시 입법을 주도한 지도부나 정부 관계자, 의원들의 입장을 청취했다면 (원내 지도부의) 일방적인 반성문은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 '모빌리티 산업 혁신법'이자 '택시 혁신 촉진법'이었음을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