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덕분에 금융업계 기술장벽 허물어질 것"

오순영 KB국민銀 금융AI센터장
"누구나 업무에 AI 적용 가능해져
특정 업무 아닌 전사적 도입해야"
“앞으로 금융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건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될 겁니다. 지금부터라도 금융기업들이 생성 AI에 대한 경험을 쌓아둬야 합니다.”

KB국민은행의 AI 전략을 이끄는 오순영 금융AI센터장(사진)은 8일 열린 ‘한경·INF컨설팅 산업플랫폼 혁신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융과 AI 기술 간의 성공방정식’을 주제로 진행한 세션에서 “AI의 도입은 특정 업무에 국한될 게 아니라 전사적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오 센터장은 오픈AI의 생성 AI 서비스인 ‘챗GPT’의 유행으로 금융업계의 기술장벽이 상당히 허물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AI를 사업에 적용하는 방법이 챗GPT로 간소화돼서다. 오 센터장은 “과거 업무에 AI를 접목하는 일은 개발자가 아니라면 그 방법이 어렵고 복잡했다”며 “지금은 누구나 챗GPT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금융 전문가가 AI 분야의 물결을 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기술 그 자체보다는 생성 AI 기술로 어떠한 서비스를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해진 때가 왔다는 얘기다.

오 센터장은 금융 기업이 AI 시대에 성공하기 위한 키워드로 ‘디지털 우선 사고방식’을 꼽았다. 그는 “문제가 있을 때 사용 가능한 접근 방식이 무엇인지 파악하려 하는 게 디지털 우선 사고방식”이라며 “기업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와 앞으로 필요하게 될 데이터가 무엇인지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AI 도구의 표준화 여부, 직원들의 디지털 이해도 정도가 금융 기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센터장은 AI 기술이 낳을 불안 요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생성AI 서비스 도입으로 인해 금융 사업자의 플랫폼의 운용 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청구하는 생성AI 서비스의 사업모델이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오 센터장은 생성AI 기술이 급변하면서 금융 사업자의 플랫폼 안전성이 떨어지게 될 가능성도 불안 요소로 꼽았다. 그는 “결국 기술 도입에서 가장 중요한 건 AI 거버넌스”라며 “업계 전반에서 AI와 관련된 거버넌스를 차곡차곡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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