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새 400억 뭉칫돈"…암울한 전망에도 돈 몰리는 中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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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수익률 1위' 돈 몰리는 中 펀드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에도 중국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중국 증시가 저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 때문이다. 중국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지난주 두자릿수를 찍었다. 일각에서는 중국 증시가 추세적 반등에 들어간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올 4분기가 투자 적기라는 분석이 있다.
"4분기 투자 유효"
한 주새 400억원 몰린 中 전기차 ETF
금리 인하·미중 갈등 완화 가능성 대두
"적극적 부양책 나올 4분기 투자 유망"
한 주새 400억원 몰린 中 전기차 ETF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주일(5일~9일) 동안 순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해외주식형 ETF는 424억원이 증가한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였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25억원), 'KODEX 차이나H레버리지'(15억원) 등도 몸집을 불리고 있다.중국 펀드들은 수익률도 좋았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상품은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16.34%)였다. 'KODEX 차이나H레버리지'(12.63%), '미래에셋차이나H레버리지1.5'(9.96%) 등이 뒤를 이었다.중국 펀드에 돈이 몰리는 건 이례적이란 평가다. 중국 경제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사라지고 디플레이션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최근 들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일제히 중국 경제 전망 컨센서스를 하향 조정 중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IB들이 MSCI 중국 지수 목표를 연초 대비 11% 낮췄다고 보도했다. MSCI 중국 지수란 알리바바, 텐센트 등을 포함해 총 962개 중국 기업으로 이루어진 중국 증권 대표 지수다. 경기 부진 속 증국증시도 힘을 못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셈이다.
금리 인하·미중 갈등 완화 가능성 대두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한 주 사이 중국 펀드에 돈이 몰린 이유를 두 가지로 짚었다. 첫 번째는 경기 침체 우려 속 중국 정부가 정책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 점이다. 인민은행은 오는 15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중국 정부가 최근 주요 국유은행에 예금 금리를 인하하라는 지침을 하달한 만큼, MLF 또한 낮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MLF 인하는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MLF를 시작으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오는 18일 예정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도 긍정적인 소식이다. 블링컨 장관은 18일 중국 베이징을 찾아 친강 외교부장 등 중국 고위급 인사를 만난다. 블링컨 장관은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 방중 이후 5년 만에 최고위급 방중 인사가 된다. 미·중 갈등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개를 든다."적극적 부양책 나올 4분기 투자 유망"
다만 전 수석연구원은 지금 중국 증시 투자에 나서는 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그는 "리오프닝 효과는 2분기를 피크아웃(정점 후 하강)으로 점점 끝나가고 있다"며 "자연히 3분기 경제성장률은 5% 수준을 달성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4분기"라고 했다. 다시 말해 4분기는 리오프닝 효과가 끝나고 경제가 자생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시점이라는 것이다.따라서 4분기가 오히려 투자 적기라고 그는 분석한다. 전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하, 재정지출 확대 등 중국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4분기부터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그 시점까지 중국증시는 좁은 박스권 내 등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이어 "지수의 흐름보다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과 성장 가능성을 지닌 테마가 당분간 성과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량 국유기업, 하이테크 성장주, 소비주 등 투자를 유망 종목에 올렸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