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中대사 가교역할 부적절시 양국 국익해쳐"…접대의혹도 논란(종합)

비엔나 협약 인용해 "주재국 법령 존중·내정 불개입 의무 있어"
與·외교부 이어 대통령실까지 전방위 비판…한총리 "매우 부적절"
싱 대사, 1박 1천만원 리조트 접대받고 시진핑 '코로나 정책' 비판 의혹도

대통령실은 12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겨냥, "가교 역할이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과 주재국의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특정 국가의 대사에 비판적인 논평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현 상황을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대사라는 자리는 본국과 주재국을 잇는 가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교부에서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고, 중국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도 입장을 냈기 때문에 대통령실에서 특별히 추가할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비엔나 협약 41조에서 외교관은 주재국의 법령을 존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또 같은 조항에서 외교관은 주재국 내정에 개입해선 안 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 대사가 이 협약을 사실상 위반했다고 꼬집은 셈이다. 여당과 외교부에 이어 대통령실과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싱 대사에 대한 전방위적 비판에 나선 모습이다.

앞서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비엔나 협약 9조를 근거로, "정부는 싱 대사에 대한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 인물) 지정이라는 단호한 조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여권은 싱 대사가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나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일제히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장급이라는 일개 대사가 주재국을 향해 보복하겠다는 것으로, 무례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라고 직격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싱 대사를 추방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의 주장에 "주한 중국대사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싱 대사가 지난 5월 부인과 함께 울릉도의 고급 리조트에서 국내 기업으로부터 무료 숙박을 제공 받았다는 의혹이 이날 외교 소식통으로부터 제기됐다.

숙박비가 1박에 1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싱 대사가 지난해 12월 장청강 주광주 중국 총영사에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문제가 많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책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연합뉴스는 주한 중국대사관 측에 사실 여부 등을 확인했으나 아무 답변을 듣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