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친권 포기' 5세 아동…美 외교관 부부가 입양한 사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친부모가 친권을 포기한 5세 아동이 4년간 자신을 돌봐준 미국 외교관 부부에게 입양된 사연이 전해졌다.

12일 부산지검과 부산변호사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위탁부모로 4년간 A양(5)을 양육해온 미국 외교관 부부가 두 기관의 법률지원을 받아 지난 5월31일 부산가정법원에서 A양의 입양을 허가받았다.A양의 친모는 외국인이었으며 2019년 6월 친권을 포기하고 본국으로 출국했다. 내국인인 친부 역시 같은 해 10월 경제적 사정을 이유로 친권을 포기해 A양은 홀로 남겨지게 됐다.

당시 한 복지시설을 통해 이 아동을 알게 된 서울 주재 미 외교관 부부는 이때부터 A양을 정식 위탁받아 돌봐 왔고, 이후 A양을 정식으로 입양하길 원했지만, 현행법상 엄격한 외국인의 국내 아동 입양 절차로 인해 입양이 지연됐다.

2019년 11월, 서울에 거주하던 위탁 부모는 서울가정법원에 민법상 친양자 입양을 청구했으나, 입양특례법에 따른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취지로 기각됐고, 부산으로 근무지를 옮긴 위탁 부모는 2022년 4월에도 부산가정법원에 입양 허가를 신청했으나 '내국인 후원자가 필요하다'며 '보정 명령'이 내려졌다.이처럼 입양 절차가 지연되는 사이 부부는 국내 근무가 종료됐지만, 번갈아 휴직을 쓰면서 국내에 남아 아이를 돌봐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22년 10월 위탁 부모는 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를 통해 부산지검에 법률지원을 의뢰, 입양에 관한 법률지원을 받게 됐다.

우선 부산지검과 부산변호사회는 '공익적 비송사건 법률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검사가 A양에 대한 친부의 친권 상실을 청구했다.또 담당 변호사는 부산가정법원의 후견인 교육을 수료한 뒤 후견인을 자처했고, 후견인으로 선임된 담당 변호사는 입양 허가 청구 소송 참가 등 적극적으로 위탁 부모의 입양을 도왔다.

부산지검은 "대상 아동은 위탁부모의 보호 아래 밝게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애착 관계가 두텁게 형성돼 있고 위탁부모에 입양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부산지검과 부산변호사회가 지난해 말 체결한 '공익적 비송사건 법률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의 첫 사례로,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 인권이 보호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