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손길 닿으니… 'K리그 축구장 잔디'가 달라졌다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가 K리그 축구장 잔디 관리를위한 컨설팅을 하는 모습.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K리그 축구장 잔디가 달라졌다. 힘없고 듬성듬성한 밀도로 선수들의 부상을 일으킨다고 비난 받던 예전의 잔디가 아니다. 더 빽빽하고 튼튼한 잔디로 변신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골프사업팀이 운영하는 잔디연구소로부터 지난 2년간 K리그 축구장 잔디관리 컨설팅을 받은 결과다.

잔디환경연구소는 12일 K리그 축구장 잔디의 생육상태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들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잔디환경연구소는 1993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잔디 전문 연구기관이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안양CC, 가평베네스트GC 등의 명품 코스가 잔디환경연구소의 작품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는 2021년부터 계약을 맺고, K리그1 12개 팀과 K리그2 11개 팀 포함 총 23개 국내 축구장의 잔디 관리 컨설팅을 진행해왔다.2년전과 비교해 전국 23개 축구장 잔디의 평균 밀도는 16.2%, 색상 지수는 11.6% 증가했다. 특히 뿌리 길이와 식생 지수도 2% 가량 늘어났다. 잔디의 건강에 직결되어 있지만 단기간에 쉽게 바뀌지 않는 수치다.

잔디환경연구소는 봄과 여름, 1년 2회 각 구장을 방문해 잔디의 상태를 진단하고 상세한 개선 방안을 제시해 왔다. 축구장 관리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배수와 통풍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잔디 품질 저하를 방지했다. 패널티 박스 등 선수들의 활동이 집중되는 지역의 딱딱해진 바닥면도 관리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양질의 흙을 보충해 토양 환경을 개선 하거나 손상된 잔디를 새로 교체하는 등 효과적인 조치를 제안하고, 경기장의 평탄화를 위한 롤링 작업 방식도 과학적 수치에 기반해 구장의 컨디션에 따라 롤러 무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또 각 구장에서 잔디에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연구소에 상황 설명과 함께 샘플을 보내고, 신속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등 상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울산시설공단의 잔디 관리자는 "잔디 병해가 발생한 적이 있는데 잔디환경연구소와 상의해 적절한 처방을 받아 개선할 수 있었다"며,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잔디 생육 개선에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실제 구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울산현대축구단의 이청용 선수는 "비가 많고 더운 여름을 보내야 하는 한국 기후 특성상 잔디 컨디션이 아쉬울 때가 있었는데, 최근 구장 잔디가 더 푸르고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전체적인 경기력이 상승했고, 선수들이 주저 없이 과감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잔디 상태가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도 "2년간 컨설팅을 통해 각 구장 잔디관리자들의 관리 역량이 강화되며 최근 축구장 잔디 품질 이슈도 감소하는 추세"라며 "잔디환경연구소와의 협업을 지속하고 축구장 관리 메뉴얼 제작, 잔디 품종 관련 연구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