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中대사 겨냥 "가교 역할 못하면 국익 해쳐"

'외국인 투표권' 논란 재점화
與 "중국인 투표권 시정돼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윤석열 정부를 비판한 것과 관련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2일 브리핑에서 싱 대사에 대해 “대사라는 자리는 본국과 주재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가교 역할이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과 주재국의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싱 대사는 주한 중국대사로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물은 데 대한 답변이다. 대통령실도 싱 대사가 직위를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에 사실상 동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여당에선 싱 대사 문제와 관련해 국내 중국인들의 투표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싱 대사가 이 대표에게 보여준 언행은 명백한 내정간섭이고, 중국은 대한민국 내정에 간섭할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을 갖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약 10만 명의 중국인이 지방선거 투표권을 갖고 있는 반면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투표권이 없다”며 “특정 지역에 집중된 외국인의 거주 양상과 결합하면 외국인 투표권이 민의를 왜곡할 여지도 있다. 이런 문제는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권 의원은 외국인 투표권에 국가 상호주의 원칙을 도입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한국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국가의 국민 중 한국에 최소 5년 이상 거주한 외국인에게만 선거권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는 상호주의 원칙 없이 3년 이상 한국에 거주한 모든 영주권자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한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