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다 보니 단순해지더라"...단색 그림 속에 숨은 본질

김근중 개인전 'Natural Being'
서울 소공동 금산갤러리서 7월 4일까지
김근중 'Natural Being(꽃 세상, 原本自然圖 ) 5-11'(2005)
김근중 'Natural Being(꽃 세상, 原本自然圖 ) 5-11'(2005).

유명 추상화가 중에는 구상화를 그리다가 ‘전향’한 이가 많다. 파블로 피카소, 잭슨 폴록, 김환기 등이 그랬다. 작품을 계속 그리다 보면 대상의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김근중 작가(68)도 같은 길을 걸었다. 1990년대 고구려 벽화 등을 모티브로 한 작업을 발표해 화단의 주목을 받았던 그는 2000년대 중반 모란을 모티브로 한 구상화로 인기를 끌었다.

이랬던 김 작가가 추상화로 화풍을 바꾼 건 2014년. 작가는 “모란을 비롯한 자연의 존재를 추상화에 담았다”며 “꽃이라는 형상을 넘어 나라는 작가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근중 'Natural Being(존재 내 세계, 存在內世界) 18-12' (2018)
김근중 'Natural Being(존재 내 세계, 存在內世界) 18-12' (2018).서울 소공동 금산갤러리에서 13일 개막한 그의 개인전 ‘Natural Being’은 김 작가의 작품세계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그의 2000년대 중반 작품부터 올해 신작까지 총 29점을 소개한다.

김 작가는 추상화를 한발 더 추상화(化)하는 도전을 시도했다. 그 결과물이 최근 작품들이다. 형태 뿐 아니라 색까지 생략한 단색화가 됐다. 김 작가는 “모란의 형상 뿐 아니라 본질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더욱 그림을 단순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근중 'Natural Being(存在)23-41' (2023).
김근중 'Natural Being(存在)23-41' (2023).황달성 금산갤러리 대표는 “이번 전시를 둘러보면 김근중 작가가 수십년에 걸쳐 ‘사실→추상→단색’으로 변화한 모습을 한눈에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전시는 7월 4일까지 열린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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