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다 보니 단순해지더라"...단색 그림 속에 숨은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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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중 개인전 'Natural Being'
서울 소공동 금산갤러리서 7월 4일까지
유명 추상화가 중에는 구상화를 그리다가 ‘전향’한 이가 많다. 파블로 피카소, 잭슨 폴록, 김환기 등이 그랬다. 작품을 계속 그리다 보면 대상의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김근중 작가(68)도 같은 길을 걸었다. 1990년대 고구려 벽화 등을 모티브로 한 작업을 발표해 화단의 주목을 받았던 그는 2000년대 중반 모란을 모티브로 한 구상화로 인기를 끌었다.
이랬던 김 작가가 추상화로 화풍을 바꾼 건 2014년. 작가는 “모란을 비롯한 자연의 존재를 추상화에 담았다”며 “꽃이라는 형상을 넘어 나라는 작가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추상화를 한발 더 추상화(化)하는 도전을 시도했다. 그 결과물이 최근 작품들이다. 형태 뿐 아니라 색까지 생략한 단색화가 됐다. 김 작가는 “모란의 형상 뿐 아니라 본질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더욱 그림을 단순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