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까지 내세웠다…인터파크 도발에 하나투어 '발끈' [송영찬의 신통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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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 1등 싸움 점입가경여행 업계의 ‘1위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인터파크와 하나투어 모두 서로 다른 기준으로 자신들이 지난 1~5월 항공권 판매 거래액(BSP)에서 국내 여행업계 1위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1등 싸움의 발단이 된 인터파크의 ‘해외여행 1등’ 광고에 대해선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까지 칼을 들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함께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하며 두 회사의 아전인수식 등수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터파크·하나투어 서로 "우리가 1등"
인터파크는 13일 지난 1~5월 본사 기준 누적 항공권 판매 거래액(BSP)이 전년동기 대비 410% 늘어난 4565억원으로 국내 여행업계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한 달로 한정해도 항공권 BSP가 전년 동월 대비 149% 늘어난 1006억원으로 1위라는 점도 강조했다. 박정현 인터파크 항공사업본부장은 “항공권 1등 플랫폼답게 항공권을 가장 경쟁력 있게 확보해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발표는 다분히 하나투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하나투어는 지난 2일 같은 기간(1~5월) 본사와 지사의 합산 누적 항공권 BSP가 4856억원으로 여행업계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로 한정해도 본사와 지사를 합해 1056억원으로 업계 1위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 1~5월과 5월 한 달 등 같은 기간을 놓고 모두 자신들이 1위라고 강조한 것이다. 결정적 차이는 BSP 산정 기준에 있다. 인터파크는 누적 항공권 BSP를 ‘본사 기준’으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하나투어 입장은 다르다. 하나투어는 본사와 별도로 지방 고객을 위해 지역별 지사를 두고 운영중이기 때문에 지사의 해외항공권 발권금액은 빼고 본사만 두고 산정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특히 패키지 여행 등 해외 여행 상품 판매는 모두 제치고 해외 항공권 발권액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방심위·공정위, 인터파크 '해외여행 1등' 광고 타당성 검토
인터파크의 ‘해외여행 1등’ 광고가 두 회사 간 진흙탕 싸움의 도화선이 됐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20일부터 배우 전지현을 광고 모델로 ‘해외여행 1등은 크다. 인터파크다’라는 카피의 광고를 시작했다. 인터파크는 새 광고 공개 직전 새 브랜드아이덴티티(BI) 작업까지 마무리했다.이에 하나투어는 지난달 18일 대표 명의로 인터파크에 ‘1등’이라고 쓴 광고 카피를 문제 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하나투어 대리점 등을 포함해 전국 26개 중소 여행사는 지난달 31일 인터파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과장 광고로 신고하기도 했다.논란이 커지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까지 나섰다. 방심위는 이달 초부터 인터파크 광고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광고 심의는 사후 심의로 진행되는데, 방송광고 심의 규정 18조는 ‘최고’ ‘최상’ 또는 ‘가장 좋은’ 등의 표현은 ‘합리적인 근거나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입증할 수 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 역시 인터파크 광고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