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서울시 보조금으로 지하철 시위?…경찰 수사 나선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시청역 1호선 승강장에서 열린 전장연 보조금 유용 '괴담' 유포 서울시 공개 질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정부 보조금을 출근길 지하철 시위 등에 썼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혜화경찰서는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특위)가 수사의뢰한 시민단체 보조금 부당수령 의혹 사건을 서울경찰청에서 배당받아 검토하고 있다. 특위는 서울시 감사 결과를 토대로 전장연과 소속단체가 2012년부터 지난 10년간 서울시 보조금 약 1400억원을 수령했고, 이중 일부를 지하철 운행방해 등 불법시위에 중증장애인을 동원하는 데 썼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8일 지방보조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특위는 또 전장연 소속 단체가 2020~2022년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사업' 보조금 71억원 등 총 476억원을 받았고, 이 가운데 수십억원을 지하철 시위 등에 부당하게 썼다고 봤다. 일당 2만7000~3만7000원을 주며 장애인을 시위에 동원했다는 게 특위의 주장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장연은 165개 회원·산하단체로 구성됐다.

특위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전장연의 제안으로 시작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사업이 시위 동원 용도로 변질됐다고 보고 있다. 하태경 특위 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박원순 서울시는 캠페인을 빙자한 집회 시위 참여를 출근하는 것으로 인정해줘 전장연 단체들에게 월급을 제공했다"며 "지하철 운행 방해 불법시위에 동원된 장애인들은 참여 안하면 월급 안준다는 협박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동원된 것이라고 증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와 관련해 전장연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서울시에서 단 1원의 보조금도 지원받지 않았다"며 하태경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