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유람선 잘나가네"…지난달 말 흑자 전환 [이미경의 인사이트]

'코로나 쇼크' 완전히 벗어나
박동진 대표, 호텔 마케팅 DNA 심어
자사몰 강화하고 경험 콘텐츠 확대
이크루즈 제공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랜드파크의 유람선 사업 계열사 이크루즈가 올해도 상반기 중 흑자를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는 월간 누적실적기준 작년보다 더 빠른 속도로 흑자전환에 성공해 '코로나 쇼크'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관광·레저업계에 따르면 이크루즈는 지난 1~5월 누적 실적 기준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10월 말부터 흑자를 냈던 것에 비교하면 흑자를 낸 속도가 훨씬 빨라 올해는 역대급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반기 들어 한강 외출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오는 9~10월엔 불꽃축제도 열릴 예정이라 탑승객 수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동진 이크루즈 대표. 이크루즈 제공
호실적에는 코로나 19기간 콘텐츠 체질개선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2021년 9월 이크루즈에 부임한 박동진 대표(사진)는 유람선 탑승객이 급감한 틈을 타 자체몰과 상품경쟁력을 강화했다. 2013년 1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이랜드파크에서 켄싱턴호텔 마케팅을 담당했던 박 대표는 외부 예약플랫폼(OTA)를 통해 예약을 받을 경우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 대표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한 예약률을 높이기 위해 이 기간 공식홈페이지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패키지 상품을 만들었다. 불꽃축제 기간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세계불꽃축제 패키지, 선착장의 프랑제리 카페 이용권을 함께 제공하는 프랑제리 패키지 등이 그런 사례다.이외에도 온라인 상시 최저가 혜택을 통해 OTA에서 예약하는 것보다 5~15% 저렴한 가격에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당일 예약 역시 공식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하다. 이크루즈의 올해 1분기 온라인 매출 가운데 공식홈페이지를 통한 매출이 90%에 달한다.

팬데믹 기간 국내에서 '호캉스(호텔+바캉스)' 문화가 자리잡으며 호텔이라는 공간이 하나의 관광지가 됐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박 대표는 이크루즈 선착장을 유람선 탑승객만 이용하는 공간이 아닌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공연장으로 바꿨다. 지난 4월에는 가수를 초청해 무료 공연을 개최했다. 당시 모인 관람객만 1만명이 넘는다.

이크루즈는 향후 신규 유람선을 추가로 도입해 실적 회복세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250t, 50t급 유람선 총 2대를 신규로 들일 예정이다. 신규 유람선에서는 탑승객들의 수요를 반영해 공연 및 파티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크루즈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유람선 탑승객 가운데 외국인 비중이 5%에 불과했다”며 “올해는 20% 수준으로 회복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실적 회복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