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필수템"…날개 돋친 듯 팔린 제품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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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부츠·코트 '장마 특수'지난 4월 잦은 비에 레인부츠·레인코트 등 장마철 상품이 반짝 특수를 누렸다. 한 백화점에서는 장마 관련 패션제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80% 가까이 폭증했다.
최근 들어 비 오는 날에도 멋지게 차려입어야 한다는 유행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패션업체뿐 아니라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 모두 해마다 여름이면 장마철을 손꼽아 기다린다. 올여름 비 소식에 대한 간절함은 유독 더하다. 잇따른 장마 예고에 업체마다 대목을 노리고 물량과 스타일 수를 대폭 늘리거나 외국의 유명 브랜드를 속속 들여와서다. 패션업계는 벌써 폭우에 대비한 물품을 파는 여름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13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에서 최근 2주간(5월25일~6월7일) '레인부츠' 카테고리 결제 거래액은 전년 동기간 대비 3배(213%) 이상 증가했다. 우비는 50% 이상 늘었다. 지그재그에서도 같은 기간 레인부츠와 레인코트의 거래 규모가 각각 32배, 39배 늘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장마 관련 패션용품의 판매가 늘어 지난달 현대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각종 레인부츠·레인코트 등 장마 관련 상품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4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7%나 판매량이 폭증했다.올해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슈퍼엘니뇨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온라인에서는 ‘7월에는 5일 정도를 제외하고 거의 매일 비가 온다’는 내용의 장마 괴담까지 확산할 정도다. 패션업계에서도 마치 비를 부르는 기우제라도 지내는 듯 브랜드마다 각양각색의 레인부츠를 쏟아내고 있다. 이전에는 무릎 기장의 롱부츠 스타일의 레인부츠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활동성을 높인 숏 스타일과 미들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색상도 네이비, 블랙 등 모노톤에서 노랑, 초록, 핑크 등 여러 가지 색깔을 다양하게 선보이면서 각자의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했다. 기획전도 활발하다.
패션플랫폼 W컨셉은 ‘롱레이니 시즌’ 기획전을 오는 18일까지 진행한다. 무신사는 ‘무신사 기상청 호우주의보’라는 기획전을, 또 다른 패션 플랫폼 29CM도 ‘비 오는 날을 대비해요’라는 기획전을 진행하며 관련 아이템들을 추천하고 있다.각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레인부츠 브랜드는 ‘헌트’, ‘바버’, ‘락피시웨더웨어’, ‘마르디 메크르디’ 등이다. 단순히 기능에만 초점이 맞춘 투박한 장화 디자인이 아니라 다양한 기장과 디자인, 색상으로 나와 일종의 패션 아이템처럼 변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7만원~10만원 대의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이미 물량이 달리면서 일부 브랜드는 배송이 지연되거나 예약 배송을 받고 있다.레인코트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일상복으로 활용 가능한 디자인들이 인기다. 일반 캐주얼 브랜드 뿐만 아니라 아디다스 K2 노스페이스 등 다양한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아우터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적용해 출시한 것이 특징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트렌치코트나 발마칸코트 등의 디자인 등 일상복과 크게 구분이 가지않는 디자인이 인기”라고 설명했다.
‘웨더웨어(날씨 의류)’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브랜드도 등장했다. 최근 패션 업계에서는 ‘워크웨어(작업복)’ ‘낚시의류’ 등 기능성과 디자인을 무기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레인부츠로 인기를 끌었던 ‘락피쉬웨더웨어’는 비 올 때 입는 신발·의류·액세서리 전반으로 라인업을 확장해 국내 최초로 날씨 의류를 표방하고 나섰다. 이 브랜드는 서울 성수동에 3층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내는 등 공격적으로 유통망을 넓혀가고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