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등굣길 참변' 동덕여대생들 본관 농성…"총장 퇴진"

등교 중 교내에서 재학생이 트럭에 치여 숨진 사건과 관련해 동덕여대 학생들이 13일 김명애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학교 본관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이 학교 학생 40여명은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1층 로비에서 오후 6시30분께부터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김 총장이 사퇴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총장실 복도에는 '막을 수 있었다.

학교는 없었다',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명백한 인재다. 총장과 이사장은 물러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가득 붙었다.

학생들은 전날 1천여명이 모였던 교내 추모 집회를 학교가 방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한 재학생은 연합뉴스에 "김 총장이 집회 하루 전 전화를 걸어와 참석 인원을 물어봤다"며 "안전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궁금해하지 않고 집회에만 관심을 보이는 총장의 태도에 기가 찼다"고 전했다.
집회 당일 학교는 홈페이지에 "6월 말까지 애도 기간으로 정해 교내 자체 행사를 자제하도록 요청한 바 있으나 학생 단체가 교내에서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며 "지금은 구성원 모두가 소통과 협력을 통해 실질적이고 제도적인 안전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라는 호소문을 올리기도 했다.

학생 200여명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공청회를 열어달라는 총학생회의 요청을 학교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항의하며 본관 2층 총장실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그러나 김 총장이 이날 외부 일정을 이유로 집무실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학생들은 본관 1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학교는 "애도 기간에 학생들이 격앙돼 있어 공청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것이 우려됐다"며 "학생 대표와 학교 당국이 소통하는 협의체 구성을 총학생회에 제안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 5일 동덕여대 교내 언덕길에서 내려오던 쓰레기 수거 차에 치였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판정을 받았고 이틀 뒤인 7일 오후 7시 20분께 사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