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부국서 게임부국으로…사우디, 게임개발사에 10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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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2030년까지 게임회사 250개 유치"
골프·축구 등 투자해 '소프트파워' 강화 전략
"인권침해국 악명 씻어내기 위한 것" 비판도
석유부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신성장동력을 게임에서 찾고 있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사우디를 e스포츠 왕국으로 틸바꿈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산하의 새비게임즈그룹은 지난해 1월 출범한 이래 각국의 게임 및 e스포츠 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데 80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자했다. 중국 e스포츠 업체인 VSPO, 스웨덴의 게임개발사 지주사인 임브레이서그룹, 미국의 모바일용 게임 개발사인 스코플리 등을 품에 넣었다. 새비게임즈그룹은 빈살만 왕세자가 직접 의장을 맡은 회사다. 빈살만 왕세자는 2030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를 게임·e스포츠 분야의 글로벌 허브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우디는 7년 내에 250개 게임 회사 및 스튜디오를 유치하고 3만9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국내총생산(GDP)의 1%를 게임 산업이 기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사우디는 빈살만 왕세자 본인이 즐겨할 정도로 게임과 e스포츠 문화를 폭넓게 받아들이고 있다. 363600명의 전체인구 중 70%에 달하는 35세 미만의 젊은 인구가 그 주역이다. 대니 탕 VSPO 글로벌전략책임자는 "사우디는 게임 커뮤니티 참여도가 높은 매우 젊은 국가"라며 "매우 흥미로운 시장이자 파트너"라고 했다.
사우디의 게임산업 투자는 골프, 축구 등 스포츠 비즈니스를 통해 소프트파워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사우디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리브(LIV)골프는 최근 미국 남자프로골프리그 PGA 투어와의 통합을 발표했고, 사우디 축구 프로페셔널 리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 등 유명 스타들을 연이어 영입하고 있다. 다만 사우디의 이러한 노력이 인권침해국의 악명을 씻어내기 위한 시도라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