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우려 완화…코스피 상승 출발 전망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완화된 영향으로 14일 국내 증시는 상승 출발할 전망이다. 중국이 단기 금리를 인하하고 경기 부양책을 쓰기 시작한 점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증시 강보합 출발 전망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며 미 증시가 상승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라며 "여전히 근원 물가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을 상쇄해 제한적인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일 중국 인민은행이 역레포 금리를 10bp 인하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 증시는 강보합권 출발 후 원화 강세 속 외국인 수급에 힘입어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물량 소화 과정은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지수보다는 종목에 국한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는 강보합 출발할 전망"이라며 "미국 증시의 지속된 상승에도 국내 증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에 근접해 다소 피로감을 느끼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와 2차전지가 이끄는 장세이다 보니 지수 상승은 지속되지만 하락 종목수가 오히려 늘고 있어 체감지수는 부진하다"며 "시장의 화두인 인공지능(AI) 혁명이 이제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장기투자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P500·나스닥 13개월 만에 최고치


미국 뉴욕증시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지자 상승했다.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43% 오른 34,212.12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69% 상승한 4,369.01로, 나스닥지수는 0.83% 오른 13,573.32로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개장 전 발표된 5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오르고, 전달보다 0.1% 상승했다. 이는 4월 기록한 4.9% 상승과 0.4% 상승보다 크게 둔화한 것으로 모두 시장의 예상치와 같았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6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장중 98%까지 높였다.

다만 이번달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고, 기술주에 대한 차익실현 압박도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는 지속되고 있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15를 밑돌며 장기 평균인 20 아래에 머물고 있다. 그만큼 시장의 불안이 걷혔다는 의미이지만, 투자자들이 너무 안이해졌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애플의 주가는 UBS가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0.2%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도 3% 이상 올랐다. 이는 13거래일 연속 오른 것으로 역대 최장기간 상승한 것이다. 인텔의 주가는 암(ARM)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암의 주식을 대거 인수해 초기 투자자로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2% 이상 올랐다.

美 CPI 11개월째 내림세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5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4.0% 올랐다고 발표했다.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40년 만에 최고치인 9.1%까지 뛰었다가 11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달 수치는 2021년 3월(2.6%)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에너지 가격이 1년 전 대비 11.7%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 속도를 끌어내렸다. 연료유 가격 하락폭이 37.0%로 컸고, 가솔린 값도 19.7% 내렸다. 팬데믹 이후 불어온 ‘보복 소비’가 완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항공료와 호텔 숙박료 등이 정체된 상태”라고 전했다.

5월 CPI는 월가 전망치(4.0~4.1%)에 부합했다. 바로 전날 미국의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이 2021년 5월 이후 최저치인 4.1%로 발표되면서 시장에선 물가 하락 기대감이 이미 커진 상태였다. CNBC는 이를 두고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해소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로써 1년 넘게 ‘물가와의 전쟁’을 벌여온 미국 중앙은행(Fed)은 한층 부담을 덜게 됐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6년 만의 최고 수준인 연 5.0~5.25%다.

번스 매키니 NFJ인베스트먼트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Fed의 금리 인상 중단을 고대해왔고, 한발 앞서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근원 CPI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하고 산출한 근원 CPI는 지난달 전년 대비 5.3% 올랐다. 시장 예상(5.2~5.3%)대로였다. 주거비가 8.0% 올랐고, 외식 물가 상승률도 8.3%로 높게 나타났다. 물가 예측기관인 인플레 인사이트의 오마이르 샤리프 창업자는 “물가가 너무 더디게 잡히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Fed 내에선 아직도 긴축 사이클을 얼마나 더 지속해야 할지를 두고 이견이 많다”고 말했다.

AMD, 새로운 AI 칩 발표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13일(현지시간) 새로운 AI 칩을 선보이며 이 부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AMD는 이날 'MI300X'라는 이름의 최첨단 인공지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공개하고, 올해 말부터 본격 출시한다고 밝혔다. GPU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같은 기업이 최첨단 AI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데 들어가는 칩으로, 엔비디아가 전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AMD는 새로운 MI300X 칩이 대형 언어 모델(LLM)과 다른 최첨단 AI 모델을 위해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는 "LLM의 중심에는 GPU가 있고, GPU는 생성 AI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AMD는 MI300X 칩이 최대 192GB의 메모리를 탑재해 큰 AI 모델에 장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 제품인 엔비디아 H100의 120GB 메모리를 능가한다는 것이다.

수 CEO는 "데이터 센터 AI 칩 시장이 올해 300억 달러에서 연간 50% 이상 성장해 2027년에는 150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MD의 이번 새로운 AI 칩이 엔비디아에 대한 강력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성능이 H100 칩을 능가하는 데다가 AMD가 공개하지 않았지만, H100보다 가격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SDI·GM, 美 뉴칼리일에 배터리 합작법인


삼성SDI와 미국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이 미국 인디애나주에 들어선다.

에릭 홀콤 인디애나주지사는 1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삼성SDI와 GM이 미국 인디애나주 북중부 지역인 세인트조셉 카운티 내 뉴칼라일에 배터리 합작법인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홀콤 주지사는 "2026년부터 1700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양사는 지난 4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30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연산 30GWh 이상 규모의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당시 구체적인 설립 위치 등은 밝히지 않았다.

뉴칼라일에 들어설 합작공장의 부지는 265만㎡ 규모로, 축구장 390여개의 면적에 달한다. 합작법인에서는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한다. 향후 출시될 GM 전기차에 전량 탑재될 예정이다.삼성SDI가 북미 현지에서 완성차 업체와 합작공장을 짓는 것은 스텔란티스에 이어 두 번째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