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상회담 앞두고 인도에 최신형 무인기 구매 압박

'시가디언' 최대 30기 매매협상 진행중…中견제 협력확대 목적
이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인도 정부에 미국산 최신형 무인기(드론)의 대량 구매를 압박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그동안 최신형 무인기 'MQ-9B 시가디언'의 판매를 두고 인도와 협상을 벌여왔지만, 인도 정부의 까다로운 내부 행정절차에 가로막혀 협상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22일 모디 총리의 방미 정상회담이 협상 진전을 가로막은 인도 내부의 행정적 장애물들을 타개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인도의 국방 분야 조달계약 과정은 여러 단계로 세분돼 있고 단계마다 까다로운 검토와 승인을 거쳐야 해 관료주의 폐단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도 정부가 '필요성 승인(Acceptance of Necessity)' 절차를 마무리하고 무기 조달 절차의 시작을 공식화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인도의 국방조달 체계상 필요성 승인이 이뤄져야 다음 단계인 입찰 제안 요청을 할 수 있다.

협상 중인 도입 물량은 18대에서 최대 30대가 거론된다. 추정 거래대금은 최대 30억 달러(3조8천억원)에 달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필요성 승인은) 인도 정부가 해야 할 결정"이라며 "우리는 인도의 무인기 구매가 자국 국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 결정은 미국보다는 인도 손에 더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인도에 판매를 추진 중인 시가디언은 'MQ-9 리퍼' 무인기의 최신형 개량 기종이다. 비행거리가 1만1천100㎞에 달해 해상 정찰·감시에 특화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필요에 따라 목표물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공격형 무기도 탑재할 수 있다.

인도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의 일원으로서 이미 MQ-9B를 운용하고 있지만, 직접 구매한 것이 아닌 미국에서 임대한 것이다.

중국에 대한 견제가 절실한 미국은 시가디언과 같은 최신형 무기의 판매를 통해 인도와의 군사적 협력 관계의 강화를 도모 중이다.

로이터 통신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와의 협력 강화를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할 주춧돌로 삼아왔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 입장에서도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의 방위산업 협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인도는 오랜 기간 러시아산 무기에 의존해왔으나 최근 들어 무기 구매처를 미국, 유럽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이번 정상회담에서 수송용 장갑차 등 지상 장비와 군수품의 공동생산과 관련해서도 양국 정상 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