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은 못 지나가지"…Z세대 홀릴 '파격 치킨집'의 정체

홍대·이태원 '핫플'에 이색 치킨집 오픈
"잘파세대 잡아라"

치킨 프랜차이즈 잇따라 플래그십 매장 선보여
굽네, 홍대 '플레이타운’ 열어
교촌에프앤비, 이태원에 '교촌필방' 개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엔데믹을 맞아 잇따라 플래그십 매장을 선보이고 나섰다. 10대부터 20대 초중반 연령대인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려는 노력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 운영사인 지앤푸드는 오는 15일 마포구 홍대 앞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 '굽네 플레이타운'을 개점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지앤푸드

굽네, 플래그십 매장 '플레이타운' 열었다…"소통의 놀이터"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 운영사인 지앤푸드는 오는 15일 마포구 홍대 앞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 '굽네 플레이타운'을 개점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지앤푸드
프랜차이즈 '굽네' 운영사 지앤푸드는 오는 1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앞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 '굽네 플레이타운'을 연다고 14일 밝혔다.굽네 플레이타운은 '누구에게나 열린 곳, 모두를 위한 새로운 놀이터'란 콘셉트를 표방했다. 총 4층으로 조성된 공간은 층별로 테이크 아웃(포장) 매장과 커뮤니티 공간, 포토존, 창작자를 위한 전시 공간으로 꾸려졌다.

1층에서는 고추바사삭, 시카고 피자 등 굽네 대표 메뉴를 할인 가격에 판매하는 동시에 매장 전용 메뉴를 선보인다.

굽네는 특히 Z세대(1997∼2006년생) 공략을 위해 플래그십 매장 입지를 청년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앞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Z세대를 타깃으로 한 광고 모델 걸그룹 르세라핌 기용과 유니버스 세계관 마케팅 활동 등에 이어 플래그십 매장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 힘쓴다는 전략이다.정태용 지앤푸드 대표는 "플래그십 스토어라고 해서 단순히 음식 '인증샷'만 남기는 레스토랑이 아닌 모두가 참여해 만들어갈 수 있는 커뮤니티 문화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태원에 둥지 튼 교촌, 송리단길 복합외식공간 선보인 BBQ

교촌치킨은 1년여의 준비를 거쳐 지난 8일 서울 이태원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을 열었다. 사진은 진상범 교촌에프앤비 특수사업본부장이 교촌필방 매장 출입구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굽네뿐 아니라 엔데믹과 함께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유흥상권 중심으로 잇따라 플래그십 매장을 선보이고 나섰다. 앞서 교촌치킨은 이달 8일 서울 이태원동에 플래그십 매장 '교촌필방'을 열었다. MZ세대 사이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숨겨진 공간의 바를 뜻하는 '스피크이지(speakeasy) 바'가 이색적 외식 트렌드로 각광받자 이를 전면 적용했다. 눈에 띄는 간판을 달지 않고 잘 보이지 않는 출입구 옆에 걸린 대형 붓을 당기면 미닫이 방식 문이 열리도록 매장을 기획해 재미를 더했다. 교촌치킨은 교촌필방을 프리미엄 메뉴 테스트베드로 삼을 방침이다.
사진=BBQ치킨
제너시스BBQ 그룹은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에 약 528㎡(160평) 규모의 프리미엄 플래그십 매장 'BBQ 빌리지'를 열었다. 복합외식공간을 표방한 매장으로 브런치, 베이커리, 커피, 화덕피자 등 약 190여 종의 메뉴를 도입했다.

이처럼 치킨 프랜차이즈가 눈에 띄는 매장을 잇따라 여는 것은 소비자층 확대를 위해서다. 번화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미래고객이자 장기적으로 주력 소비층이 될 10~20대에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다. 일례로 교촌에프앤비는 플래그십 매장 '교촌필방'의 이태원 입지를 살려 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상징적 매장으로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진상범 교촌에프앤비 특수사업본부장은 "교촌치킨이 30~40대에 강력한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교촌필방을 통해 20대를 비롯한 더 넒은층의 고객을 확보하려 한다. 교촌 안에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소비자와 소통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BBQ 빌리지 송리단길점에서 고객들이 치맥 등 다양한 음식을 주문해서 먹고 있는 모습. 사진=BBQ치킨
배달 수요 감소 속 매장 고객 수요 확보의 일환이란 분석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호황기를 누렸던 배달음식 주문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온라인 배달음식 주문액은 지난해 4월보다 1.4% 줄어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배달앱과 홈페이지 등 온라인 주문 후 배달되는 음식의 거래액을 통칭한다.

배달앱 사용자 증가세도 꺾였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선두주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4월 MAU는 각각 1354만명, 468만명으로 각사 최고치였던 2021년 8월(배민 1447만명)과 12월(요기요 628만명)보다 6.4%, 25.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 외식물가 상승 등 여파로 부담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 이후 유흥가 상권 경기는 살아나는 추세다. 특히 야간 매출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4월18일부터 5월8일까지 서울 지역 음식점 및 여가서비스업 오프라인 가맹점의 야간 시간대 일평균 매출은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기간인 지난해 12월18일부터 올해 2월18일까지와 비교해 60% 증가했다. 이는 노래방, 게임방 등 17개 여가서비스업과 음식점의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 시간대 신용 및 체크카드 매출을 분석한 결과다. 해당 기간 야간 매출 건수 증가율은 44%였다.서울 지역 자치구별 야간 매출 건수 증가율은 용산구(69%) 성북구(55%) 광진구(55%)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용산구 이태원동의 경우 야간 매출 건수가 오후 9시 영업 제한 시기보다 198% 증가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