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 보러 한국 오는데…전문 공연장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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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공연할 음향·무대 없어BTS 데뷔 10주년 특수에서 입증됐듯 ‘K컬처’는 전 세계 관광객을 한국으로 불러 모을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정부가 2027년까지 외국인 30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운 배경에도 ‘콘텐츠 파워’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K콘텐츠 활용 관광상품도 부족
문제는 한국 문화를 동경하는 외국인들이 막상 한국을 찾아도 즐길 만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이다. K팝 스타들의 명성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지만, 국내엔 서울에서조차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이 전무하다.그나마 고척스카이돔(1만9000석), 잠실 올림픽주경기장(7만 석)이 주로 쓰이지만 전문 시설이 아닐뿐더러 세계적 공연을 치른 이력도 적다 보니 양질의 음향이나 무대 환경을 뽑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CJ그룹 계열사인 CJ라이브시티가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경기 고양시에 국내 최초의 대중음악 전용 공연장인 CJ라이브시티 아레나(실내 2만 석)를 짓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및 금리 인상 등의 악재를 만나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제 규모와 K팝의 인기를 고려하면 3~5개 도시에 5만 석 이상의 아레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광업계에서는 K팝 공연을 1년 365일 개최할 수 없는 만큼 공연에만 기대기보다 K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관광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콘텐츠에 기반한 IP를 활용해 관광상품을 만들 때 상표권을 둘러싼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관련 관광상품 출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때가 많다는 게 업계 얘기다.
이미경/이선아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