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文정부 태양광사업 의사결정라인 철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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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기강비서관실에 감찰 지시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때 추진된 태양광 등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대해 “당시 의사결정 라인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14일 지시했다. 전날 해당 사업에서 공직자들의 비위 혐의가 대거 적발된 데 따른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담당했던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前 정권 고위공직자 사정 관측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발표된 감사원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대통령실 관계자는 “감사원에서 감사를 했지만 미처 하지 못한 부분이 공직 감찰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감찰 결과에 따라 해당 인물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수도 있고, 법 위반이 명백하면 수사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직기강비서관실 감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문재인 정부의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정책 라인이 주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시 청와대 인사들도 일부 감찰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임 정부의 라인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태양광 비리와 관련된 라인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며 “의사결정 라인은 해당 부처, 해당 부처 감독기관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말했다.
감사원도 이미 전직 산업부 과장 2명 등을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산업부에 근무할 때 충남 태안 태양광 발전단지 설립과 관련해 무리한 용도변경 유권해석을 통해 태양광 사업체에 특혜를 줬고, 퇴직 후 해당 업체 및 협력업체에 재취업했다는 혐의다.친환경·탈원전 에너지 전략을 주도한 공무원들이 여전히 산업부 핵심 라인에 자리잡고 있는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국무회의에서 “탈원전, 이념적 환경정책에 매몰돼 새로운 국정 기조를 맞추지 못하고 모호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 조치하라”고 지시했고, 다음날인 10일 산업부 2차관을 전격 교체했다. 윤 대통령이 산업부에 잇따라 경고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 190여 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6·25 참전 유공자들에게는 ‘영웅 제복’을 직접 입혀줬다. 이 제복은 기존 유니폼인 조끼가 너무 허름하다는 지적을 수용해 새로 만들었다.
윤 대통령은 최원일 전 천안함장에게 “힘든 시기를 보냈을 텐데 어려운 발걸음을 했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